'김미영 팀장' 잡혔다…원조 보이스피싱 총책 필리핀서 검거

by정두리 기자
2021.10.06 16:28:41

콜센터 개설후 ‘김미영 팀장’ 사칭해 수백억원 편취
조직 총책 등 해외도피 주요 조직원 8명 검거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김미영 팀장’을 사칭해 수백억원을 편취한 1세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은 2012년부터 필리핀에 콜센터를 개설한 뒤 ‘김미영 팀장’을 사칭해 수백억원을 편취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 A씨를 필리핀 코리안데스크·현지 수사기관 등과 공조해 지난 4일 오후 3시 30분께(현지시각) 검거했다고 6일 밝혔다.

‘김미영 팀장’를 사칭해 수백억원을 편취한 1세대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경찰청)
2013년 당시 수사관서(천안동남서)에서는 조직원 28명을 구속하는 등 국내 조직원들을 다수 검거했으나 총책 A씨를 비롯한 주요 간부들은 해외에서 도피생활을 지속했다. 경찰은 추적 끝에 중요조직원에 대한 중요 첩보를 확보했고, 올해 2~8월 동안 ‘김미영 팀장’ 조직에서 정산, 통장확보 등 핵심요직을 맡았던 4명을 순차 검거했다. 또한 중간 관리자들의 검거 소식을 듣고 압박감을 느꼈던 조직원 2명이 각각 8월과 9월에 코리안데스크에 자수했다.

또한 서울청(인터폴국제공조팀)에서는 국정원과 함께 ‘김미영 팀장’ 조직 총책을 검거하기 위해 총책의 측근으로 알려진 B씨(대포통장 확보책)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는 데 성공했고, 마닐라 코리안데스크에서 이를 바탕으로 주거지를 특정해 지난달 25일 B씨를 검거했다. 이후 코리안데스크는 현지 정보원들과 지속해서 첩보 수집을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총책 A씨가 마닐라에서 남동쪽으로 약 400Km 떨어진 곳에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총책 A씨는 2개의 가명을 사용하는 등 치밀하게 도피 중이었으나, 코리안데스크는 2주간 잠복 끝에 지난 4일 필리핀 수사기관과 함께 총책 A씨를 검거했다. 검거된 총책 A씨는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2008년경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주필리핀 대한민국대사관 및 필리핀 당국과 협의해 검거된 조직원들을 국내로 신속히 송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필리핀 코리안데스크는 최근 1조3000억원대 사이버도박 운영조직 총책을 검거하고, 국내 최대 성매매 알선사이트 ‘밤의 전쟁’ 운영자를 검거하는 등 매년 중요 국외도피사범을 검거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필리핀 코리안데스크 파견 이후 연 평균 10명(2013년~2016년)에 달하던 현지 한국인 피살 인원이 2명 수준(2017년~2020년)으로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 경찰청은 관계기관과 협의, 향후 코리안데스크를 태국 등 인근 국가에도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