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후 거리로 나선 젊은의사들…"의대 정원 확대 재논의하라"
by공지유 기자
2020.08.07 17:03:14
7일 전공의 6000여명 서울 여의도로 모여
"정부 졸속 의료정책 규탄"…재논의 촉구
8일까지 24시간 총파업…단체 항의 활동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7일 하루 동안 집단 휴진에 나선 전공의들이 서울 여의도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에 항의하는 단체행동에 나섰다.
| 7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 입구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 학생들이 정부의 의사 정원 확대안에 대해 반대하며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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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은 7일 오후 2시 반부터 서울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열린 집회에서 “정부의 졸속 의료정책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한방 첩약 급여화’ 등 최근 의료 개악책들을 전면 재논의하라”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예상 참여인원을 3000명으로 추정하고 집회를 개최했으나 주최 측에 따르면 약 6000여명이 이날 여의도에 집결했다. 서울·경기·인천 지역 전공의와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이 참여했다. 전북 등 일부 지방 의대에서도 버스를 대절해 집회 현장에 참석했다.
이들은 정부의 4000명 의대 정원 확충에 강력 반발했다. 이경민 대전협 수련이사는 “서울·경기뿐 아니라 다른 지역 전공의들도 제대로 된 교육과 수련을 받고 있지 못한 현실에서 4000명의 부실한 수련을 받은 의사가 나오는 건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정부는) 부실 수련·부실 의대과 다른 의료계 현안을 먼저 해결한 뒤 다시 한 번 의사가 더 필요한지 생각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진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부회장은 “현재 전공의들은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는 업무량으로 제대로 된 수련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폭력과 갑질을 당해도 밝히지 못하고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하고 일하는 전공의들의 현실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의료 환경은 개선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젊은 의사들은 국민을 생각하는 저희의 생각이 반영되는 것을 바랄 뿐”이라며 “정치적 목표가 아닌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방 첩약 급여화가 의학적 타당성이 마련되지 않은 채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달 24일 보건복지부는 월경통, 안면신경 마비, 뇌혈관 질환 후유관리 등 3개 질환에 대한 한방 첩약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오는 10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김중엽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장은 “안정성과 유효성 자료가 부재한 상태로 한방 첩약을 급여화하겠다는 건 정부가 국민의 혈세로 대규모 임상 시험 연구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추진을 중단하고 과학적 근거로 첩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협은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 의대 등 최근 이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소통 △전공의를 포함한 의료정책 수립 관련 전공의·정부 상설소통기구 설립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도입 △전공의가 최소한 인간적 환경에서 수련받을 수 있도록 전공의 관련 법령 개정 등을 요구했다.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24시간 집단휴진에 돌입하며 헌혈 릴레이 캠페인, 철야 토론회,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운동 등 다양한 단체활동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