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퓨리오사AI에 200억 직접 투자…설립 후 첫 벤처투자

by최정훈 기자
2026.06.30 09:30:35

수은법 개정으로 대출·보증 없이 투자 가능
AI 반도체부터 클라우드까지 투자 확대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벤처기업 직접투자에 나섰다. 수출입은행법 개정으로 직접투자 규제가 완화된 이후 첫 사례로, 정부의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정책에 맞춰 정책금융의 투자 기능을 확대하는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수출입은행은 30일 국내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퓨리오사AI에 200억원 규모의 직접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은은 이번 투자로 퓨리오사AI가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한다. RCPS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투자금을 돌려받거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다.

퓨리오사AI는 2017년 설립된 AI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으로, 데이터센터 추론용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고 있다. 올해에는 2세대 AI 반도체 ‘레니게이드(RNGD)’ 양산에 들어갔다.

이번 투자는 지난 24일부터 개정 수출입은행법과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수은이 대출이나 보증을 제공한 기업에만 직접투자가 가능했지만, 법 개정으로 대출·보증 여부와 관계없이 직접투자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성장 가능성은 높지만 담보나 재무여력이 부족한 벤처기업에도 정책금융 지원이 가능해졌다.



아울러 벤처기업과 중소기업 투자 시 의결권 있는 주식 15%를 초과해 지분을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고, 간접투자 대상도 벤처투자조합과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등으로 확대됐다.

수은은 정부의 ‘AI 대전환(AX)’ 정책에 맞춰 AI 산업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상반기에는 프로젝트 펀드를 통해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과 클라우드 기업 메가존클라우드에 각각 200억원씩 간접투자를 집행했다. 이번 퓨리오사AI 직접투자까지 더해 AI 반도체부터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AI 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이번 투자를 통해 2세대 레니게이드의 글로벌 확산과 차세대 AI 반도체 개발을 가속화할 기반을 마련했다”며 “국내 정책금융기관의 지원을 발판으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을 선도하는 NPU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수은 관계자는 “최근 수은법과 시행령 개정을 계기로 투자를 대외정책금융의 새로운 축으로 강화하고 있다”며 “AI 대전환 시대에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민간과 함께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