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리츠, 이천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 약 1.1조원에 매입

by김성수 기자
2023.07.27 15:58:03

9월 말 소유권이전 완료…"배당률 20% 오를 것"
반도체 공정 필수자산 투자…산업리츠 섹터 선점
SK리츠 '글로벌 탑 티어' 리츠로 도약기반 확보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 SK리츠는 국내 리츠 최초로 산업시설에 투자하기로 지난 26일 신설 자리츠 이사회에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투자대상 자산은 이천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다. 매입가는 약 1조1000억원에 임대료율은 6% 중반으로 추정된다. 이 자산은 국토교통부 영업인가를 거쳐 오는 9월 말 소유권이전이 완료될 예정이다.

SK리츠의 이번 투자는 오피스, 물류센터 등 전통적 리츠업계 투자 대상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SK리츠 배당률이 향후 20%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SK리츠는 그동안 추가 편입 자산으로 우선매수협상권을 보유한 SK텔레콤 T타워, SK플래닛사옥 뿐만 아니라 그룹 내외 다양한 자산을 검토해왔다. 하지만 시장 예상을 깨고 SK하이닉스의 수처리센터 편입을 결정했다.

현재 고금리 시기에 오피스보다는 임차 안정성이 높고 현금흐름을 강화할 수 있는 자산 위주로 선별했고, 수처리센터를 최적의 투자 대안으로 판단했다.

반도체 제조 공정에는 하루에 20만t 이상 다량의 물이 사용된다. 수처리센터는 단순히 폐수를 정화하는 것 뿐만 아니라, 재활용 공법을 거쳐 물을 재사용하는 등 반도체 공정에 있어 필수적인 자산이다.

SK리츠 관계자는 “이천 수처리센터는 장기임대차계약 구조로 임차 안정성이 매우 높다”며 “반도체 뿐만 아니라 타 산업의 수처리도 가능한 범용성 높은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꾸준한 신규 투자로 세계적 수준의 첨단 수처리시설을 구축하고 있다”며 “지속적 유지보수를 통해 장기적으로도 자산의 잔존가치가 유지되는 등 두루 장점을 보유한 우량 부동산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SK리츠를 시작으로 국내에도 ‘산업 리츠’라는 새로운 섹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3년 하반기 주요산업정책 방향’에 따르면 산업단지 내 자산의 매각 및 임대가 가능하도록 관련 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법 개정 후에는 리츠나 펀드의 산업시설 투자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SK리츠는 지난 2021년 9월 코스피 상장 이후 업계 최초의 분기배당 도입, AA- 신용등급 획득 및 전환사채(CB) 발행 등 새로운 도전들을 시도했다.

이번 수처리센터 매입으로 SK리츠 자산규모는 4조2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된다. 자산규모 2위권인 롯데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와 비교시 2조원에 가까운 차이가 난다. 다른 상장리츠 평균 규모(약 1조원)와 비교하더라도 4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국내 리츠의 외국인 투자 비율이 저조한 이유 중에는 글로벌 투자 기준에 비해 한국 리츠 규모가 작은 것도 있다. 자산규모가 커질수록 신용등급 평가에 유리하여 조달금리가 낮아진다.

이 경우 신규 자산 편입 시 자금조달 경쟁력이 높아져 딜클로징(거래종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SK리츠는 이미 올 상반기 4%대 전자단기사채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다. 대다수 리츠가 7% 안팎의 담보대출금리로 자금을 조달한 것보다 비용이 낮은 편이다.

SK리츠 관계자는 “이번 수처리센터 매입은 자산 포트폴리오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배당률 상승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