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람 중사 유족 “軍 윗선수사는 한계…이제 시작이다”

by김미경 기자
2022.09.13 19:32:16

13일 오후 특검 수사 결과 발표 뒤 총평
“부실 초동수사 딸을 절망에 빠뜨려”
향후 재조사 사건 실체 추가 규명 해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특검으로서는 최대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예람이한테는 부족합니다. 특검 마무리에 즈음해서 나는 이제 시작이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공군20전투비행단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인 고(故) 이예람 중사의 유족 측은 13일 안미영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가 발표된 13일 오후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특검팀이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을 포함해 총 8명을 기소한 수사 결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사건 실체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성과를 얻었다면서도 향후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한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 13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이 중사의 빈소에서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 씨가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중사의 부친인 이주완 씨는 “촉박한 시간 속에 최대한 특검으로서는 많은 노력을 했지만 우리 예람이한테는 부족하다”며 “군 부실 수사의 실체적 진실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족은 군 경찰과 검찰의 초동 수사가 부실 수사로 끝난 탓에 가해자들이 증거를 인멸해 특검 수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3분의 2라는 시간 동안 (군이) 증거를 인멸해 너무 애를 썼다”고 특검팀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반면 군 당국을 행해서는 “공군도 증거인멸을 하고 초동수사도 부실하고 피해자를 무시하고 압박한 것도 모자라 스트레스를 주고 절망감에 빠지게 했다”며 비판했다.

유족 측은 수사가 더 윗선으로 파고들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 씨는 “국방부 장관은 이제 징계할 사람 징계해주시고, 그 외 기소자 등은 제대로 처벌받게 해달라”고 요청하며 “특검 수사는 끝났지만 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특검 수사 결과를) 그대로 민간법원으로 옮겨 (사건 관련자들이) 처벌받게 해야 한다.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고 이예림 중사의 장례 계획은 아직 없다. 이씨는 “논의도 시작하지 않았다”며 “예람이에게 중요한 해를 끼친 사람들에 대한 수사, 재조사가 이뤄져 사건이 마무리되면 지원단체 등과 협의해 알려 드리겠다”고 했다.

공군 성추행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을 수사해온 특별검사팀은 13일 수사 결과를 전하며 지난 9일 전 실장 등 장교 5명과 군무원 1명, 장 모 중사 등 7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전익수 녹취록’을 위조한 혐의로 지난달 먼저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까지 총 8명의 인원이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