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한국 지정학적 위험 완화…계속 지켜봐야"(종합)

by김형욱 기자
2018.04.06 16:33:30

한국 찾은 연례대표단 "건전성 재확인…인구구조 변화 도전과제"
김동연 "남북 정상회담 큰 변화…한반도 항구적인 평화정착 노력"

김동연(가운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무디스 연례협의단과 면담에 앞서 마이클 테일러(왼쪽 두 번째) 아태지역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지정학적 위험 완화를 제한적으로나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 신용등급 평가에 발목을 잡던 지정학적 위험 완화가 이후 평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마이클 테일러 무디스 아태지역 대표는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면담을 시작하며 “한국의 지정학적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진전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는 앞서 테일러 대표에게 취재진을 가리키며 “남북정상회담 개최 등 긴장 완화가 국가 신용등급 평가를 올리리란 기대 때문에 많이 왔다”고 말했다. 테일러의 발언은 이에 대한 화답이었다.

무디스 연례평가단은 2018년 연례 협의를 위해 4~6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기재부와 과기정통부, 국방부, 통일부, 금융위,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을 둘러봤다. 테일러 대표를 비롯해 진 팡 아태지역 부대표,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한국담당 국가신용등급 총괄이사, 마이클 하긴스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신용등급 담당이사가 함께 했다. 무디스는 통상 연례협의 2~3개월 후 신용등급 리뷰(review) 결과를 발표한다. 경제동향과 정책 방향, 재정건전성, 가계부채 등 경제적 문제와 함께 지정학적 위험도 함께 살핀다.

테일러 대표는 둘러본 소감을 묻는 김 부총리의 질문에 “한국 경제가 건전(sound)하다는 우리의 관점을 재확인했다”며 “세계 무역 증가도 (한국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인구구조 등 도전과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마이클 하긴스 아태지역 국가신용등급 담당이사, 크리스티안 드 구즈만 아태지역 총괄이사, 김동연 부총리, 마이클 테일러 아태지역 대표, 진 팡 아태지역 부대표. 기재부 제공


기재부는 김 부총리가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평가단에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정책의 두 축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통해 성장잠재력을 확충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GM과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대처 상황도 설명했다. 무디스가 도전 과제로 지목한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구조 문제에 대해선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 제고, 사랑중심 투자를 강조했다.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 등 주변국과 긴밀히 공조해 현 대화국면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으로 이어가고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회담(4월)과 북미 정상회담(5월) 등 주요 진전 상황도 수시로 알려주기로 했다.

한국의 현 국가 신용등급은 무디스 기준 Aa2이다. Aa3에서 2015년 12월 한 단계 올랐다. 프랑스, 영국, 아랍에미리트 등과 함께 세 번째로 높은 단계다. 무디스와 함께 3대 신용평가사로 꼽히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한국을 각각 AA(세 번째), AA-(네 번째)로 평가하고 있다.

표=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