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금리 인상 역기능 증거 없어…가계·기업 잘 적응"
by박종화 기자
2023.10.10 14:36:39
시장 예상 넘어선 고용지표에 "노동시장 과열 징후 못봐"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금리 인상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작게 평가했다.
옐런 장관은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 한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으로 역기능이 발생하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금리 인상 자체가 가계나 기업에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과 가계가 높은 대출 비용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연준이 연내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고개를 드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주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비농업 신규 고용은 전달보다 33만 6000명 늘어 8개뭘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17만명)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고용지표가 나오자 시장에선 연준이 경기 과열을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전망이 제기됐다. 옐런 장관은 이 같은 관측에 대해 “(일자리 증가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긍정적인 것”이라며 “노동시장 과열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이번엔 그런 징후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옐런 장관은 미국 경제가 침체 없이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연착륙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는 지난달 “미국이 고용시장에 큰 타격을 주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우리는 바로 그 길(연착륙)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구(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코코 마라케시를 방문 중인 옐런 장관은 “(신흥국) 부채 구조조정이나 외환 투명성 등에 관한 협력 등에서 중국이 규범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은 중국이 신흥국에 막대한 돈을 빌려줘 영향력을 확대하곤 이들 나라의 부채 위기 해결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하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IMF나 WB의 역할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다만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의 IMF 내 의결권이 일본보다 적은 데 대해선 옐런 장관은 “(의결권 배분) 방식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