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20.04.13 14:37:09
CXO연구소,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시가총액 분석
[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일 대비 80일 경과 시점에서 국내 주식종목 중 28곳의 주가는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주식재산이 100억원 이상 불어난 최대주주도 다수로 파악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3일 ‘국내 주요 상장사 100곳의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일 대비 80일 기준 주가 및 시가총액 변동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20개 업종별 매출 상위 5개 기업씩 총 100곳이다. 주가 및 시가총액은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한 1월20일, 확진자 발생 후 50일째 되는 지난 3월10일과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 선언일인 3월12일, 60일째인 3월20일, 70일째인 3월30일, 80일째인 4월9일 등 여섯 개 시점을 비교 분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 1월20일을 기준으로 이후 60일까지의 상장사 100곳의 시총은 895조원에서 629조원으로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다 70일째 이후에는 687조원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열흘이 지난 80일째 되는 지난 9일에는 723조 원으로 70일 때보다 41조 원(6.1%) 증가하며 WHO의 팬데믹 선언 당시 때 시총 721조 원을 넘어섰다. 다만 2400개가 넘는 국내 주식종목 중 86%는 지난 1월20일 대비 4월9일 주가가 하락한 상태였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주가가 배 이상 상승한 곳은 28곳(우선주 포함)이었다. 이 중에서도 주당 주가가 1만 원 이상 오르고, 주가 상승률도 100% 넘은 보통주 주식종목은 9곳에 달했다.
코스닥 기업 멕아이씨에스(058110)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공호흡기 사용 승인을 받은 곳으로 알려진 회사다. 지난 1월20일만 하더라도 보통주 종가는 1주당 3945원 수준에 불과했다. 이후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4월9일 주가는 2만 3900원으로 치솟았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80일 사이에 주가가 505.8%나 올랐다.
수젠텍(253840)(364.6%)과 진원생명과학(011000)(359.6%)도 30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랩지노믹스(084650)(290.6%), EDGC(245620)(233%), 씨젠(096530)(205.7%)은 200%대 상승했다. 이외 신풍제약(019170)(186.4%), 오상자이엘(053980)(171.8%), 비씨월드제약(200780)(102.2%)도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후 주가가 배 이상 올라 눈길을 끌었다.
같은 기간 주식재산이 크게 불어난 최대주주 개인도 다수 생겨났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최대주주인 서정진 회장은 동일한 주식종목으로 지난 1월20일 주식평가액은 2조 7375억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80일 시점인 이달 9일 조사에서는 4조1396억 원으로 높아졌다.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80일 새 1조 4021억 원 넘게 주식재산이 불어난 것이다.
씨젠(096530) 최대주주인 천종윤 대표이사는 1492억 원이던 주식재산이 4564억 원으로 불어났다. 알테오젠(196170) 박순재 대표이사(748억 원↑), 엔씨소프트(036570) 김택진 대표이사(657억 원↑), 일양약품(007570) 정도언 회장(637억 원↑)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500억 원 이상 높아졌다.
이외에도 비씨월드제약(200780) 홍성환 대표이사(454억 원↑), EDGC 이철옥 이원의료재단 이사장(438억 원↑), 엘앤씨바이오(290650) 이환철 대표이사(421억 원↑), 수젠텍 손미진 대표이사(294억 원↑), 멕아이씨에스 김종철 대표이사(265억 원↑)도 주식재산이 100억 원 넘게 증가했다.
이에 비해 국내 최대 주식 부자로 꼽히는 삼성전자(005930) 이건희 회장은 19조2607억 원(1월20일)에서 14조5843억 원(4월9일)으로 80일새 주식재산 4조6764억 원이 감소했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100일이 되는 4월말 전후로 국내 상장사 100곳의 시총은 800조 원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며 “코로나19 상황이 국내서 어느 정도 진정되면 해외에 지출한 제조업체들이 국내로 회귀하려는 리쇼어링(Reshoring), 투명한 정보공개(Opening of Information)를 위한 시스템 강화, 세계 각국의 우리나라 제품·문화(K-Culture)에 대한 선호도 급증 등을 의미하는 ‘R·O·K’ 바람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