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20년 유통진단]③서경배의 아모레, 글로벌 기업 성장기 썼다
by송주오 기자
2017.11.21 15:13:09
IMF 때 대표 취임…매출·영업익 10배 이상 신장
해외 매출 비중 25%까지 늘리며 글로벌 기업 도약
일자리 60배 늘리며 고용문제 해결에도 기여
| 지난 1997년 태평양 대표이사로 취임할 당시의 서경배 회장.(사진=아모레퍼시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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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주오 기자]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IMF의 위기를 기회 삼아 한 단계 도약한 대표적인 경영인이다. 1997년 서 회장은 34세의 젊은 나이에 태평양(현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그로부터 20년, 아모레퍼시픽은 대기업 반열에 올라섰다. 숱한 위기 속에서도 서 회장이 화장품이란 본업에만 충실했던 결과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서 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첫해인 1997년 태평양의 매출은 6906억원이다. 당시 영업이익은 939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6조6976억원, 영업이익은 1조8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0배가량 성장했다. 올해는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1~3분기 누적 매출이 4조6870억원으로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서 회장은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최초’의 역사를 써왔다. 2001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2009년엔 2조2190억원으로 2조원의 벽을 넘어섰고 2011년 3조585억원, 2014년 4조7119억원, 2015년 5조6612억원, 2016년 6조6976억원으로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지난해엔 영업이익도 1조원을 돌파하며 남다른 수익성을 자랑했다.
해외 매출도 급성장했다. 20년전 100억원을 밑돌던 해외매출이 지난해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은 20년 만에 1%에서 25%로 늘었다. 중국에서만 1조 매출을 올렸다. 프랑스와 미국, 일본, 대만 등 4개였던 해외법인은 14개국, 19개로 증가했다. 서 회장이 CEO로 취임한 직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해 5년만인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속도가 났다. 국내 기준 임직원수는 약 3400명에서 6500명(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퍼시픽 법인 합산)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와 해외 사업장의 사무·생산·판매 등을 아우르는 총 임직원수는 2만명을 넘어섰다.
‘K뷰티’ 기업으로 분류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주식 시장에서도 몸값이 상승했다. 1997년 시가총액 1700억원대로 120위였던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약 30조원으로 ‘톱5’에 들었다. 일자리도 늘렸다. 취임 당시 7600여 명이었던 방문판매 경로의 아모레 카운셀러는 여러 차례의 경로 혁신 및 확장을 거쳐 현재 총 3만5000여명으로 약 5배로 증가했다. 지난 20년간 아모레퍼시픽이 사회공헌활동에 집행한 금액은 약 62배(4억원→240억원)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로는 60배 늘어난 240억원을 집행했다.
서 회장은 취임 20주년을 맞아 임직원들에게 “아모레퍼시픽은 1945년 창업했지만, 20년 전 다시 태어난 것이나 다름없다. 당시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이 있었고, 그 결과 현재의 아모레퍼시픽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며, “태평양 너머를 꿈꾼 창업정신을 계승하고, 현재의 여러 위기를 극복해 아름다움과 건강으로 인류에게 공헌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이어가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