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일자리대책]특성화고 절반만 취업…'선취업·후학습' 활성화

by김소연 기자
2018.03.15 14:30:00

계약학과·희망사다리장학금 기존 제도 개선
후진학 배려 문화 갖춘 우수기업 인증제 실시
"기업 유인책 부족·기존 대책 반복" 지적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채용박람회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정부가 고졸 취업자 확대를 위해 재정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정부는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 절반만이 취업을 택하고 있다며 고졸 취업자에게 취업 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내놨다. 1학년을 마치고 채용이 연계되는 ‘계약학과’,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학생에게 장려금을 주는 ‘희망사다리 장학금’을 개선해 고졸 취업을 활성화한다. 후진학자에 대한 배려 문화를 조성한 우수 기업을 인증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15일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청년 일자리 대책 가운데 ‘선취업 후학습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분석한 특성화 고등학교 취업률을 보면 졸업자의 절반(50.6%)만 취업을 선택하고 32.5%는 진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율은 2016년 기준 69.8%로 노동시장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구직자가 대학 졸업 이상인 셈이다.

교육부는 특성화고를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는 것이 아닌 진학을 선택하는 등 노동시장의 학력 미스매치가 발생하는 것으로 예상, 이들에게 1인당 400만원에 이르는 취업 연계 장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특성화고 학습 중심 현장실습, 일반계고 직업교육 위탁과정을 통해 취업하는 학생은 졸업 이후 중견·중소기업에서 6개월 이상 근무를 할 경우 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취업을 우선 하고 이후에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교육부 관계자는 “중소기업 취업연계 장려금은 저소득층을 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나 지원할 인원 규모, 총 예산 등은 아직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희망사다리 장학금’도 확대한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후진학자를 대상으로 희망사다리 장학금 2유형을 신설할 예정이다. 현재는 중소기업에 취업하거나 창업을 하는 대학생에게 학기당 평균 520만원의 등록금·장려금을 지원하고 있는데 기업에 재직한 상태에서 진학을 할 경우에도 장학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대학에 입학해 1학년을 마치고 약정된 기업에 취직, 2~3학년은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제도 역시 신설한다. 기존에 계약학과는 학생이 1~4학년을 모두 마치고 취업이 연계됐다면 1학년만 학교에서 집중기본 교육을 받고 2~3학년은 현장에서 실무교육 등을 받는 방식이다. 올해 상반기 계약학과 설치·운영규정을 제정하고 내년 선도대학 10개교를 선정해 운영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간 재직 중 학습을 하는 근로자들은 기업 내에서 재직자에 대한 배려를 하는 문화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교육부는 내년 재직자에 대한 후진학 배려 문화를 조성하는 우수 기업 인증제를 도입한다. 근로자의 후진학 보장·장려, 학비지원, 후진학 복귀자 처우개선 등 평가기준을 마련해 우수 기업에는 공공입찰 시 가점을 주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다만 기업을 유인할 대책이 부족하고, 계약학과 등 대책은 기존 대책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졸 재직자가 대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 복귀했을 때 대졸자로서 학위를 인정해주지 않고, 인사·급여에 반영이 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으나 이에 대한 해법은 빠져있다는 평가다. 이재광 한국산업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인증제도로 후학습 환경을 조성할 기업들이 얼마나 많을지는 의문”이라면서 “계약학과, 희망사다리 장학금은 기존에 있는 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인데 중소기업을 가지 않으려는 학생들과 기업의 눈높이가 다른 미스매치로 현재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교육모델 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