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분당 조짐…"이준석 사당화"vs"강한 리더십 필요"
by김응태 기자
2024.02.19 17:26:39
지도부, 이준석에 선거지휘권 전권 위임 결의
이낙연측, 위임에 결정 반발…"통합 합의 깨는 것"
이준석 "이낙연측 격한 모습…통합 정신에 어긋나"
"개혁신당 잇단 파열음에 통합 시너지 위축"
[이데일리 김응태 김혜선 기자] 개혁신당이 통합 출범 열흘 만에 분당 위기에 처했다. 개혁신당 지도부가 선거정책 지휘 전권을 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에 위임키로 한 것을 두고 이낙연 공동대표 측(새로운미래)이 반발하면서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빠르고 강한 리더십으로 선거를 치르기 위해선 지휘권 위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이낙연 측에선 이준석 사당(私黨)으로 변질했다고 비판했다.
| 개혁신당의 이낙연, 이준석 공동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허은아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19일 서울 국회 본청에서 제3차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지도부가 선거정책 지휘권을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허 대변인은 “총선의 승리를 위한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권의 신속성과 혁신성을 담보하고자 최고위원회의 권한을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해 김용남·김만흠 공동 정책위원회의장과 협의해서 시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선거정책 지휘권 위임 건 의결 과정에서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은 크게 반발하며 회의 도중 자리를 떠났다.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을 제외한 지도부 전원이 동의하면서 안건은 통과됐지만, 두 세력 간 갈등이 전면으로 표출됐다.
이날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김종민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이 ‘이준석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민 위원은 취재진과 만나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에 관한 안건에 대한 쟁점이 있었다”며 “선거운동 전체를 이준석 공동대표에 맡기는 건 민주정당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 측 공식 논평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공식적으로 사당화를 관철했다면,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했다”며 “이는 2월9일의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 같은 주장에 반박했다. 이 공동대표는 “지난 일주일간 물밑 대화를 진행했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표결을 했다”며 “표결에 이의가 있을 수 있지만 격한 모습을 보인 것은 통합 정신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낙연 공동대표와 화합을 위한 리더십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선거정책에 대해 속도감을 살리자는 취지로 위임 안건이 선택된 것이지, 이낙연 공동대표를 무시하고 정책을 추진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두 세력 간) 화합을 조정하는 것은 저의 과제로, 정권 교체라는 공통 목표하에 큰 성과를 낸 것처럼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개혁신당이 내부적으로 갈등을 표출했지만 선거 지지율을 고려해 절충점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분당보다는 명분을 가지고 화합할 만한 연결고리를 찾을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가 이낙연 대표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