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돌봄 인력 부족…서울시사회서비스원 “채용경직성 문제”

by김기덕 기자
2022.05.03 14:34:05

단체협약·서울시 협의 등 인력수급 난제
“24시간 근무체제·정규직 인력풀 등 시행”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시 산하기관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하 서사원)의 공공돌봄 인력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사 간 단체 협약으로 근로자의 초과 근무가 쉽지 않은데다 서울시 협의를 해야 하는 채용 구조의 경직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3일 서사원에 따르면 뇌병변 최중증 장애인 A씨는 2019년 9월부터 서사원과 민간기관으로부터 돌봄서비스를 받아 왔다. 매주 일요일에서 수요일까지 주 4회는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는 서사원이, 목요일부터 토요일 주 3회는 민간기관이 각기 일상생활 지원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서사원은 A씨를 상대로 2인 1조로 2년 6개월 동안 주·야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지난 4월 1일 자로 담당 장애인활동지원사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지부장으로 선출(풀타임 근로시간 면제)되면서 인력 공백이 발생했다. 이에 서사원은 돌봄 공백을 메우고 서비스 유지를 위해 동료 활동 지원사에 시간 외 근무 요청 등의 대체 직원 충원을 모색했으나 결국 5월 1일 자로 장애인 A씨는 민간기관으로 결국 이관됐다.



서대문구 제공.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함.
이런 문제가 생긴 원인 중 하나는 서사원의 단체협약 때문이다. 현재 서사원 직원의 근무시간은 9 to 6(9시 출근 6시 퇴근)이다. 장애인 A씨의 돌봄을 위해서는 휴일근무, 초과근무가 상시적으로 필요하다. 문제는 2020년 체결된 단체협약(제52조~제54조)에 있다. 근로자의 자발적인 동의 없이는 휴일근무, 초과근무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장애인 A씨의 경우는 와상 최중증의 서비스 기피 대상으로 강제 근무 명령 없이는 인력 배치가 어렵다.

채용 구조의 경직성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서사원이 정원 내에서 결원을 충원할 경우 예외 없이 행정안전부 인사지침을 준수하고 서울시와 협의를 해야 한다. 결원을 채용하는 데도 2~3개월의 기간이 걸린다.

황정일 서사원 대표는 “여하한 이유로든 최중증 장애인 이용자를 민간기관으로 이전했다는 사실은 서사원의 잘못이고 대표로서 크게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며 “노조와 협의하여 빠른 시일 내에 24시간 근무 체계를 갖추는 한편 결원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규직 인력풀을 마련, 채용 과정의 경직성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