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IS '전투마약' 드러나나‥터키서 2톤 적발(종합)

by안승찬 기자
2015.11.23 14:37:32

시리아 일대서 마약 '캡타곤' 광범위하게 사용
"잠 안자도 기분 좋아지고 스스로 무적이라 착각 효과"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전투용 마약으로 알려진 ‘캡타곤’이 터키와 시리아 국경 부근에서 대량으로 발견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의 보도에 따르면 터키 마약단속반은 지난 주말 시리아 국경에서 가까운 남부 하타이주 2곳에서 단속을 펼쳐 대량을 캡타곤을 압수했다.

시리아 일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마약 ‘캡타곤’
터키 마약단속반이 압수한 캡타곤은 1090만정으로 총 2톤 분량에 달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마약 밀수를 시도하려던 혐의로 시리아인 1명과 터키인 2명을 구금했다.

IS가 캡타곤을 전투용 마약으로 상습 복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파리 테러 용의자들이 사용했던 호텔 방에서 바늘과 주사기가 발견됐다는 점을 들어, 이들이 캡타곤을 복용했거나 투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캡타곤은 1960년대 우울증의 치료를 위해 제조된 암페타민이 주요 성분이다. 하지만 높은 중독성 때문에 현재는 대다수의 국가에서 마약류로 분류해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캡타곤을 복용하면 며칠 밤을 새울 수 있고 기분이 좋아지며 스스로 무적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고 마약전문가들은 전했다. 제조 방법도 비교적 간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캡타곤의 한알 가격은 20달러(약 2만3000원) 수준이어서, IS 대원은 물론 시리아 인근에서 캡타곤을 구입해 복용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캡타곤은 IS 뿐 아니라 오랜 내전에 시달린 이 지역 주민들에게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는 유럽과 터키, 레바논에서 요르단, 이라크 등으로 이동하는 마약의 중계지점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내전으로 인해 국경 경비가 약화되고 각종 무장단체들이 급증함에 따라 시리아에서 마약 생산이 크게 늘었다.

시리아의 한 정신과 의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심리적·경제적 압박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캡타곤을 비롯한 약물의 사용량이 늘어났다”며 “정부군, 반군 가릴 것 없이 불침번이나 장시간 임무 때면 약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