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LG전자 사장, 스마트폰 '투트랙 전략' 승부수
by김자영 기자
2015.10.01 16:15:59
79만원대 파격적 가격 책정으로 삼성·애플에 도전장
조 사장 취임 이후 첫 작품..''보조스크린·듀얼카메라'' 혁신
''G시리즈''와 ''V시리즈'' 프리미엄폰 투트랙 전략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LG전자가 부진을 보여온 스마트폰 사업을 살리기 위해 혁신적인 기능과 파격적인 가격대의 프리미엄폰 신제품을 선보였다.
조준호 LG전자(066570) MC사업본부장(사장)은 기존 ‘G시리즈’와 함께 새로운 ‘V시리즈’를 운영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아성에 도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LG전자는 1일 서울 세빛섬에서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모델인 ‘LG V10’을 공개했다.
이번에 처음 선보인 V시리즈는 조 사장이 지난해 12월 MC사업본부를 맡은 이후 내놓는 첫 프로젝트로 큰 의미를 갖는다. 조 사장은 부진의 늪에 빠진 LG전자의 MC사업본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성공적인 성과물을 내놓아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V시리즈 론칭을 준비해왔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올 1분기 매출액 3조 5965억원을 기록한 뒤 2분기에는 3조6484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29억원에서 2억원으로 추락하면서 회사 안팎에서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졌다.
조 사장은 ‘가격’과 ‘슈퍼 프리미엄 성능’이라는 두 가지로 정면 돌파한다는 전략으로 V10을 내놨다.
특히 조 사장은 기존 모델들보다 혁신적인 기능을 넣었음에도 가격을 79만9000원으로 낮게 책정하는 파격을 단행했다. 조 사장은 “기존 프리미엄폰은 90만~100만원대였지만 V10은 소비자들의 지불가치를 크게 고려했다”면서 “가격보다 제품으로 프리미엄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격책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프리미엄폰 가격도 이 수준에서 책정하겠다는 의미다.
조 사장은 이번에 V10 가격을 파격적으로 결정하면서 동시에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을 ‘투트랙’ 방식으로 결정했다.
기존에 G4까지 출시된 G시리즈를 단종시키지 않고 그대로 가져가면서 V시리즈를 계속 내놓기로 한 것이다. G시리즈는 전반적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능을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전 연령대를 타겟으로 하고 V시리즈는 삶을 역동적으로 즐기는 고객층이 타겟이다. 일상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고 직접 편집해 소셜네트워크로 공유하는 고관여 소비자가 주인공이다.
실제로 LG전자는 이번 V10에 편집기능을 대폭 향상시키고 실제 영화촬영에도 쓰일 수 있을 정도의 영상미와 하이엔드 사운드를 적용했다.
조 사장은 이번 V10 출시를 ‘변화의 시작’이라는 표현을 쓰며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다시 찾아오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조 사장은 “취임 후 8~9개월 정도 일을 해보니 숫자가 별도움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물론 몇대를 더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LG전자가 근본적으로 시장에서 어떻게 인정받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이런 의미에서 임직원들에게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변화를 꾀해 LG만의 독특함과 특별함을 부각시켜 시장의 리더로 자리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지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조 사장은 프리미엄 시장과 함께 보급형 스마트폰도 꾸준히 신제품을 추가하며 매출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