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경민 기자
2015.02.26 15:07:33
[베이징= 이데일리 김경민 특파원]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며 세계 최대 제조업 기지로 군림했던 중국 위상이 비틀거리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유수 기업들이 잇달아 중국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미국 MS는 중국 광저우 둥관과 베이징에 있는 노키아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설비를 베트남으로 옮기기로 했다. MS는 지난 2013년에 노키아의 휴대전화 부문을 인수한 바 있다. 공장 두 곳의 폐쇄로 총 9000명의 인력이 구조조정될 것이라고 증권시보는 전했다.
일본 시계 브랜드 시티즌도 중국 광저우에 있는 생산 기지를 닫았다. 시티즌 중국법인의 해산으로 1000명 직원의 근로 계약도 모두 해지됐다. 지난해 12월에는 휴대전화 부품 제조업체인 대만 윈테크 쑤저우(蘇州)공장이 문을 닫았으며, 일본 마쓰다도 둥관 공장을 철수했다.
이 밖에도 일본 파나소닉·다이킨·샤프·TDK 등은 공장을 다시 일본으로의 이전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삼성전자(005930)는 물론 유니클로·나이키·팍스콘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에 새로운 공장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는 이유는 인건비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내수 성장 부진 우려도 탈(脫) 중국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이다. 또 프리미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 유출 우려 등으로 아예 자국으로 옮기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공장들의 가동이 줄줄이 멈추면서 중국 성장 추세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춘제 직전 둥관에서만 100개가 넘는 대형 기업들이 도산하거나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이런 분위기는 중국 제조업 지표에서도 읽을 수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8로 지난 2012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0일 밑돌았다. PMI 50 이하는 경기 위축을, 50 이상은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증권시보는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렸던 중국에서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떠나고 있다”며 “인건비 상승 등에 따른 당연한 결과일 수 있지만 경기 둔화 우려가 큰 올해 중국 경제에는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