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에 엔저까지…금리 인하 기대로 두근대는 증권주

by김인경 기자
2015.06.08 16:13:21

내수 경기 침체 우려에 상하한가 확대로 거래량 확대 기대
펀더멘털은 그대로…'살 주식 없어 오른 것 뿐' 지적도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각되며 증권주가 오랜만에 강세를 타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자칫 경기가 침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이번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우증권(006800)은 전 거래일보다 9.93%(1400원) 오른 1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7.96%), 교보증권(030610)(7.04%), 한화투자증권(003530)(6.81%), 동부증권(016610)(6.43%), 삼성증권(016360)(6.78%), NH투자증권(005940)(5.98%)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코스피가 2100선까지 안착하는 데 큰 공로를 했던 증권주였다. 그러나 글로벌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올해 내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며 다시 하락세를 탄 바 있다.

그러나 오랜만에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각되자 증권주가 재차 활짝 웃는 모습이다. 메르스가 확산되며 이미 백화점, 대형마트는 물론 영화관이나 놀이동산 등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내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 이에 시장에서는 11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특히 정부가 강한 경기 부양의지를 피력한 만큼, 올해 마지막 금리 인하 카드를 이달 꺼내들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또 환율의 공습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아베노믹스로 무장한 일본의 엔저가 미국의 달러 강세와 맞물리며 엔저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890원을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글로벌 수입 수요가 부진한데 이어 국내는 가격 경쟁력마저 약화되고 있다”며 “정책당국이 무대응으로 나선다는 것은 부적절한 만큼, 이번 달 금리인하를 단행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시 저금리를 피해 주식시장으로 발을 돌리는 투자자가 증가하며 브로커리지 수익이 활성화될 수 있다. 또 채권 평가 이익 역시 확대되며 증권사의 실적이 향상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음주부터 시행되는 상하한가 확대, 증권거래시간 연장 방안 논의 소식도 증권주의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15일부터 개별 종목의 상하한가가 기존 ±15%에서 ±30%로 확대되며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증권주를 둘러싼 펀더멘털은 변하지 않은 가운데, ‘기대감’만으로 급등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 주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시 되물림할 가능성도 높다는 설명이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호재들이 작용했지만 시장에 ‘살 주식’이 없는 분위기도 한 몫했다”며 “추세적 상승이라 보기보다는 시장 분위기에 따른 순환매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