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양적완화가 인플레 불지피지 않는다"

by피용익 기자
2010.11.04 23:05:51

"높은 실업률과 낮은 인플레가 더 큰 문제"
"양적완화 통해 투자·소비 늘어날 것"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향후 인플레이션을 야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4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더 큰 위험은 지나치게 높은 실업률과 불편하게 낮은 인플레이션"이라고 지적했다.

▲ 벤 버냉키 연준 의장
그는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위험을 줄 수 있고, 특히 경제가 고전하고 있을 때에는 더욱 그렇다"며 "극단적인 경우 매우 낮은 인플레이션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져 장기간의 스태그네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전일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앞으로 8개월 동안 총 6000억달러 어치의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부양을 위한 연준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일각에서는 향후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이같은 우려에 대해 "과장된 것"이라며 "경제는 현재 잠재 성장률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디플레이션 위험이 없다고 하도라도,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는 것은 경제가 상당한 여분의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따라서 통화정책이 경제 과열 위험 없이 고용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양적완화의 효과에 대한 의문에 대해서도 "주식과 채권의 가격을 높임으로써 연준의 국채 매입은 투자를 촉진해 실업률을 낮출 수 있고, 이미 어느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완화적인 금융 환경은 경제 성장률을 촉진할 것"이라며 "낮은 회사채 금리가 투자를 북돋고, 높은 주가는 소비자들의 부를 늘려주고 신뢰를 높여 소비를 고무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다만 버냉키 의장은 장기간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일 경우 연준은 통화 부양책을 철회할 수 있는 수단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