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7.05.11 14:18:18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임 국무조정실장(장관급)에 홍남기(57)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을 임명한 것은 대표적인 탕평 인사로 평가된다. 홍 실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기획비서관을 지낸 뒤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을 역임한 인물이란 점에서다.
홍 실장은 강원도 춘천 출신으로, 춘천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9회로 1984년 경제기획원 대외경제조정실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영국 맨체스터 샐퍼드대에서 유학생활을 마친 뒤 경제기획원 심사평가국 행정사무관, 재정경제원 예산실 행정사무관, 예산청·기획예산처 예산실 예산총괄과 서기관, 기획예산처 성과주의예산팀장·예산실 예산기준과장 등 핵심 보직을 거쳤다.
홍 실장은 2013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박근혜정부의 경제공약 밑그림을 마련했다. 이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과 정책조정수석비서관실 기획비서관으로 일하며 ‘창조경제’ 관련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2016년 1월에는 미래부 1차관에 임명됐다. 홍 실장 임명이 탕평 인사로 평가되는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의 인연도 있다. 홍 실장은 2004년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행정관과 정책보좌관을 역임했다. 당시 질 높은 정책 개발과 혁신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격려금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어 주미 공사참사관을 거쳐 이명박정부 기획재정부에서 복권위원회 사무처장, 대변인, 정책조정국장을 차례로 지냈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홍 실장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대통령 비서실, 미래창조과학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직을 경험했다”며 “정책기획 분야와 조정업무 등에 있어 탁월한 역량을 갖췄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홍 실장은 강원도 출신이란 점에서도 탕평 인사라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 정부에서 강원도 출신 고위직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실이 분석한 통계(2016년 9월)에 따르면 박근혜정부에서 임명된 장·차관 117명 가운데 강원도 출신은 5명(5.8%)에 그쳤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8일 강원도 원주 유세 중 “강원도의 소외, 차별, 홀대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인사에 있어서도 확실한 대탕평을 꼭 해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홍 실장은 오전 6시면 업무를 시작하는 ‘얼리 버드’로도 유명하다. 업무 스타일은 추진력이 강하고 꼼꼼하다는 평가다.
한편 홍 실장은 이날 함께 임명된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함께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변양균 당시 정책실장을 상사로 모신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에 변 전 실장의 의중이 어느정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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