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전격 사퇴…美대선 시계제로

by김상윤 기자
2024.07.22 17:06:30

대선 후보 지명 절차 남겨둔 상황서 전격 사퇴
고령·인지 논란에 사퇴 압박 커지자 결국 백기
부통령 '해리스' 전적인 지지…민주당 단결 분위기
전략 차질 빚은 트럼프…"해리스, 바이든보다 쉬워"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조 바이든(81)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결국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대선 3개월여를 앞두고 여당 대선주자가 교체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며 미국 선거 구도는 ‘시계 제로’ 상태에 빠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사퇴 발표와 함께 러닝메이트였던 카멀라 해리스(59) 부통령을 자신을 대신할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올해 대선은 ‘해리스 대 트럼프’ 구도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지난 4일 워싱턴 DC 백악관 트루먼 발코니에서 독립기념일 불꽃놀이를 보며 손을 맞잡고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사진=AFP)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성명을 올려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내 의도였지만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가장 큰 이익이 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과반 대의원을 확보해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공식 절차만 남겨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는 건 미 역사상 처음이다.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 이후 고령에 따른 건강 및 인지력 논란에 휩싸였다. 피격 사건과 함께 전당대회 효과에 힘입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졌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해 30여명의 상·하원 의원들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결국 후보 사퇴를 결단했다.



민주당은 오는 8월 19~22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사퇴 발표로 다시 대선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퇴를 발표하면서 “나는 해리스가 올해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전폭적 지원과 지지를 표명하고자 한다”며 “이제는 힘을 합쳐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라며 그를 밀어줬다. 유력 대선 후보로 꼽혔던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도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며 이 지명을 받고 승리하는 것이 내 목표”라며 “트럼프를 물리치기 위해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하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선 티켓’을 쉽게 거머쥘 것으로 예상됐던 트럼프(78) 전 대통령은 전략에 차질을 빚게 됐다. 그는 “사기꾼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며 깎아내리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