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보다 공급 절대 부족'…삼성전기 반도체 기판 '활짝'
by김상윤 기자
2022.05.02 15:01:08
기존 먹거리 MLCC 주춤세이지만
반도체 고성능화에 FC-BGA 호황
생산기지 확대…애플 공급 가능성↑
공급 절대 부족…유리한 가격 결정
[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삼성전기가 미래 먹을거리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에 보다 방점을 찍고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4차산업 혁명으로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칩 완성에 필수적인 기판 수급 역시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애플에 PC용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급이 확정되면 지난해부터 진행된 사업 재편 전략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시장조사업체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패키지 기판 시장은 122억달러(약 15조2250억원)로, 이 중 FC-BGA는 57억달러(약 7조1135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FC-BGA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5G, 인공지능(AI), 클라우드가 확대되면서 반도체 고성능화와 더불어 고성능 패키지 기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패기지 기판은 여러 반도체를 얹는 작은 판이다. 반도체 칩과 메인 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부품이다. 특히 FC-BGA는 제조 난이도가 가장 높은 고집적 반도체 패키지 기판으로 꼽힌다. 기존 기판은 와이어로 반도체를 기판에 연결했다면 FC-BGA는 선 대신 작은 볼을 활용해 고밀도·고밀도 회로 연결이 필요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쓰인다.
삼성전기가 최근 공격적으로 FC-BGA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도 수요가 급격하게 늘고 있어서다. 그간 먹을거리였던 MLCC가 주춤하는 사이에 패키지 기판은 호황 국면을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베트남 생산기지에 1조3000억원의 FC-BGA 관련 투자에 이어 올해도 부산에도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런 투자 배경에 애플의 M2 프로세서에 들어갈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급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기가 애플의 M1 프로세서부터 공급에 일부 참여한 데 이어 이번 M2에도 기판 공급자로 선정됐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기는 애플 M2 프로세서에서 기판 부문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기가 이미 이전 M1에도 기판을 공급한 바 있어 향후 큰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황도 점차 삼성전기에 유리한 상황이다. 지난해 FC-BGA의 판가 인상이 있었고, 올해도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유리한 가격 결정권을 쥐고 영업을 펼칠 수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기 측은 “중장기적으로 FC-BGA 사업은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한다”며 “반도체 고성능화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단계적 투자를 한 만큼 생산능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