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이드] 현대카드 ‘복장 계도’ 에 들어간 사연은

by노희준 기자
2017.07.10 15:10:43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파괴적 혁신의 아이콘인 현대카드가 최근 명성에 걸맞지 않게 ‘복장 계도’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초 디지털 혁신 차원에서 ‘복장 자율화’를 선포한 뒤 정장뿐만 아니라 깔끔한 캐주얼 차림의 ‘비즈니스 캐주얼’을 근무복장으로 허용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주 직원들의 ‘복장 계도 캠페인’을 실시했다. 1층 출입구(스피드 게이트)앞에서 기업문화팀 직원 2명이 아침마다 출근하는 직원들의 복장을 매의 눈으로 살폈다. 만약 자율복장 가이드라인을 넘어서는 옷을 입는 직원이 발견되면 상징적으로 ‘부적합 스티거’를 붙여줬다. ‘허용되지 않는’ 복장 유형을 담은 입간판을 출입구 스피트게이트 옆에 세워 직원들 주의도 환기했다.



현대카드가 사실상의 복장 점검에 나선 것은 지난해 초 복장자율화를 선포한 지 1년 6개월만에 처음이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초 정장을 기본으로 하되 단정한 캐주얼 차림(뉴 오피스 룩)으로 청바지와 운동화 착용을 허용했다. ‘디지털 현대카드’를 외치면서 기업문화 역시 디지털에 적합하게 혁신한다며 점심시간 자율화와 함께 취한 조치였다. 자유로운 복장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 사고가 나올 수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근 여름철을 맞아 복장 가이드라인 준수가 느슨해지면서 동료들의 얼굴을 지푸리게 하는 복장이 늘었다는 후문이다. 가령 헐렁한 라운드티 하나만 입는다든지 슬리퍼를 신고 출근하거나 과도한 노출 패션으로 신뢰감이 생명인 금융회사의 품위를 손상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복장 자율화 시작 1년6개월이 넘으면서 직원들이 복장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다소 이완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복장 역시 기업 문화의 중요한 축”이라며 “젊은 직원들은 회사의 ‘자율화 가이드라인’에 어긋나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있어 자율적으로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