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추가 절하 전망.. 韓 수출 '비상등'

by이민정 기자
2015.08.18 15:49:04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 연내까지 5~6%절하"
현대硏 "원·위안 환율 5% 하락시 韓 수출 3% 감소

[이데일리 이민정 기자] 중국이 기습적인 위안화 가치 절하로 수출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기 회복을 꾀하면서 한국 기업의 수출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이 위안화 절하 조치를 추가로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수출 기업들에 비상등이 켜졌다.

18일 전문가들은 위안화 추가 절하 전망의 근거로 중국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실질실효환율(각국의 물가 수준을 반영한 실질환율에 여러 교역 상대국의 통화가치 변동까지 고려한 위안화의 상대적 가치)이 여전히 고평가 된 점을 꼽았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절하를 용인한 중국 당국의 입장으로 미뤄 연말까지 현재 4%대에서 5~6%까지 절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이 고평가된 위안화 가치 정상화를 위해 고시환율 추가 조정에 나서고, 고시환율 절하가 결국 원·위안 환율 하락(원화 대비 위안화 가치 하락)까지 야기할 경우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중국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품목별 수출 경합도 등을 반영해 원·위안 환율 1% 하락시 국내 총수출은 약 0.59% 줄 것으로 추정했다. 세부적으로 기계 수출은 1.10%, 석유화학 수출은 0.74%, 철강 수출은 0.50%, 자동차 수출은 0.38%, 정보기술(IT) 수출은 0.06% 각각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원·위안 환율이 5% 하락하면 약 3% 정도 총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의 최근 4년간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면 중국의 점유율은 2000년 3.9%에서 2014년 12.4%로 상승하면서 한국과의 점유율 격차를 키웠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 가치 하락은 한국 수출 부진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홍준표 현대연 연구위원은 “특히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 중국 시장에서 한국의 기계 산업 경쟁력은 정체돼 있지만 중국의 경쟁력은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며 “현재의 엔화 약세에 더해 위안화까지 약세를 보일 경우 환율 측면에서 국내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악화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환시장의 불확실성 완화 및 국내 경제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환율 미세조정 등을 통해 원·위안 환율 급락을 방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원은 “글로벌 총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출의 가격경쟁 심화는 주변국의 경쟁적 통화절하로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출경쟁력 상실이 기업실적 악화로 가시화되고 있어 원화약세 용인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