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兆 IPO 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 자금 어떻게 활용할까

by김경은 기자
2024.03.11 16:09:32

3천~4천억 자금유입 기대…"정기선 부회장 승계와 무관"
"디지털ㆍ친환경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 활용 총력"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올해 마지막 조단위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이 시장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승계 목적을 위해 현금 창구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재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회사는 이번 상장을 통해 친환경·디지털 사업 확대와 해외 네트워크 구축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선박 엔진 최적화 기술이 적용될 자동차 운반선.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제공
11일 업계에 따르면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HD현대마린솔루션이 오는 5월께 상장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사모투자펀드인 KKR 투자 유치 당시 기업가치 1조7200억원에서 3년새 약 2배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약 3~4조원대의 밸류에이션을 예상하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번 상장을 통해 발행 주식 총수(4000만주)의 10분의 1 수준(445만주)에서 신주 발행에 나선다. 이에 따라 약 3000억~4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정기선 부회장이 경영에 참여한 첫 출발지인 만큼 상속세 납부 등 승계와 연관해 현금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단 관측도 재계 안팎에선 나온다. 하지만 주주 구성에서 HD현대가 62%, KKR이 38%로 양분하고 있어 오너 개인 지분이 없는데다 이미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상장을 통한 직접적 이득은 크지 않다. 또 구주매출은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KKR이 보유하고 있는 445만주에 대해서만 이뤄진다. 정 부회장은 HD현대 지분만 5.26%를 보유 중이다.



HD현대는 이번 상장을 통해 기존 주력 사업인 선박 유지·보수를 넘어 친환경·디지털 솔루션으로 사업을 확대해 신성장 동력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운 환경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선주들에게 디지털 고도화를 통해 탈탄소 솔루션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 상태다. 선주 서비스 강화를 위해 해외 네트워크 구축도 필수적이다. 네덜란드, 독일, 미국, 그리스, 싱가포르 등 해외 자회사 인력 확충을 비롯해 영업망 확대 등에 재원을 집중한단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마린솔루션은 IPO를 통해 유입된 자본금을 친환경 엔지니어링 개조 및 디지털 솔루션 사업 확대, 해외 네트워크 구축 등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해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성장에 따라 HD현대의 기업 가치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HD현대와 팀네이버는 조선 및 해운 분야에 클라우드와 AI 기술을 활용한 프로젝트를 진행 ‘메타오션데이터 클라우드’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이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 차세대 스마트십 솔루션(ISS)의 고도화와 탈탄소 솔루션 ‘오션와이즈’의 사업화를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