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교사 등 AZ접종 8일 시작하는데…국내서 '20대 혈전' 두 번째

by함정선 기자
2021.04.07 16:08:30

20대 여성, AZ 접종 후 다리와 폐에 혈전증 진단
EMA 관계자 AZ백신과 혈전증 연관있다 발언
젊은 층 AZ접종 두고 우려 커져
국내서 젊은 층 비중 큰 보건교사 등 8일부터 접종 시작
당국 EAM 공식입장 후 방침 발표…불안·혼란 예상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유럽의약품청(EMA)의 고위 관계자가 아스트라제네카가 혈전증과 연관이 있다는 입장을 밝힌 후 국내에서 20대 여성이 혈전증 진단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아스트라제네카의 젊은 층 접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8일부터 특수교육·보육, 보건교사와 어린이집 간호인력 등 7만명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되는 만큼 혼란이 예상된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과 연관이 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2분기(4∼6월) 백신 접종에도 큰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7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의료기관 종사자인 20대 여성은 지난달 17일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했으며 12일 후인 29일 ‘숨참’ 등 증상을 나타내 병원을 찾아 혈전증 진단을 받았다.

환자는 평소 별 문제 없이 하던 행동이 어려운 ‘숨참’ 증상을 느꼈으며 하지에 부종 등이 생기는 등 혈전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다리와 폐 부위에 혈전이 확인됐으며 뇌정맥동혈전증(CVST)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 치료를 진행해 입원 시보다는 상태가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접종 후 국내에서 혈전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첫 번째 사례는 백신 접종 후 사망한 60대 여성으로 부검 과정에서 혈전 소견이 나타났다. 피해조사반은 해당 사례에 대해 혈전과 백신과 연관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두 번째 사례는 구급대원인 20대 남성으로 EMA가 백신과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 뇌정맥동혈전증(CVST) 진단을 받은 바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제는 젊은 층 비중이 큰 특수교육·보육, 보건교사와 어린이집 간호인력 7만명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이 당장 8일부터 시작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EMA의 공식 입장이 나온 후 자문단 회의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등을 열어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에 대한 방침을 정할 계획이다.

조은희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후관리반장은 “EMA의 총회 결과, 공식 입장이 발표되면 그 결과를 가지고 전문가 회의 등을 거쳐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는 9일까지 총회를 진행 중이며 아스트라제네카와 혈전간 인과관계에 대한 발표는 8일(현지시간)에나 나올 것으로 보인다. 결론이 나올 때까지 접종 대상자들의 불안은 클 수밖에 없다. 만약 백신 접종을 거부할 경우 접종 순서가 가장 뒤로 밀리게 되는 위험부담이 있어 접종 거부도 쉽지 않다.

다만, 혈전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백신 접종을 거부하거나 접종에 동의하지 않았더라도 EMA나 당국의 결과 발표 후 다시 백신을 접종하고 싶다면, 해당 접종군에 대한 접종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EMA가 아스트라제네카와 혈전이 연관이 있다는 결론을 낼 경우 국내 접종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분기 정부가 공급 일정을 확정한 백신의 절반 이상이 아스트라제네카인 상황에서 아스트라제네카를 젊은 층에 접종하지 못할 경우 접종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와 항공승무원, 군인과 경찰 등 사회필수 인력 등이 젊은 층 비중이 높은 2분기 접종 대상자들로 현재는 이들 모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불안과 불신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는 점도 문제다. 이미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 효능 논란으로 불신이 큰 상황에서 혈전 문제까지 더해지면 아스트라제네카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전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