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경영권 분쟁 점입가경..박 상무 장인 허경수 코스모 회장도 가세

by김영수 기자
2021.03.12 17:40:22

금호석화 “박 상무 제안, 회사 발전 역행하는 비합리적 제안”
범GS家 허경수, 금호석화 지분 매입…박 상무 측 세력 확대

[이데일리 김영수 기자] ‘조카의 난’으로 촉발된 금호석유화학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왼쪽)·박철완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12일 금호석유(011780)화학은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에 대한 의견 표명서’ 공시를 통해 전일 박철완 상무 측 주주제안과 관련 “회사의 중장기 발전에 역행하는 비합리적 방안”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금호석유화학은 “권유자(박 상무) 측의 주주제안에 따른 총 배당금은 3072억원으로 회사의 2017∼2019년 배당총액의 약 3배에 달하고 배당 성향도 업종 평균을 2∼4배 웃돈다”며 “이는 시장 예측 가능성을 중대하게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금액은 전통적 고배당주인 금융·은행 업종의 배당 기준조차 크게 웃도는 것으로 도저히 합리적인 규모로 볼 수 없다”며 “권유자의 주주 제안은 회사가 가진 현금을 일시에 소진 시키는 것으로 회사의 중장기적 발전과 양립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그럼에도 투자 재원 확보에 대해 구체적 방안이나 합리적 설명은 크게 부족하다”며 “막연한 전망을 제시하면서 재원은 모두 소진하는 모순된 제안을 하는 것은 회사 중장기적 발전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화학 업종의 패러다임이 전환하는 현시점에 미래 기업 가치를 증대하려면 언제든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는 현금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가중하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영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오는 26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이 표 결집을 위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가운데 이날 박 상무의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 회장도 지분매집에 나섰다. 허 회장은 이날 금호석유화학 지분 0.05%를 약 30억원을 들여 사들이고 박 상무의 특수관계인으로 등재됐다. 허 회장은 고 허만정 LG그룹 공동 창업주의 손자로, 허태수 GS그룹 회장과는 사촌 사이다. 이날 허 회장의 지분 매입으로 박 상무 측의 금호석화 지분율은 10.12%에서 10.16%로 소폭 증가했다.

한편 박 상무는 전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총 표 대결에서 패하더라도 조직 구성원과 최대 주주로서 계속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해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