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임기 마친 문무일 검찰총장, '마지막 퇴근'은 부인과 함께

by이성기 기자
2019.07.24 13:20:21

검찰 개혁 국민 눈높이 못 미쳐 아쉬워
수사권 조정 전적 동의하지만 내용 면밀히 살펴야
의전 담당 직원에 마지막 인사 건네고 청사 떠나

비공개로 치른 퇴임식을 마친 문무일 검찰총장이 24일 부인의 손을 잡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서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문재인 정부 첫 검찰 수장인 제42대 문무일(58·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이 24일 ‘마지막 퇴근’을 했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 확대간부회의 장소인 8층 회의실에서 대검 간부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조촐한 퇴임 행사를 열었다. 문 총장은 이 자리에서 별다른 현안 언급 없이 부인 최정윤씨와 지난 2년 간의 소회와 감사 인사를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대강당에서 헌정 영상과 퇴임사 낭독 등의 순으로 성대하게 치러지던 통상의 퇴임식과는 달랐다. 청사 앞 단체기념활영도 생략했다. 후임인 윤석열(59·23기) 차기 총장을 배려해 ‘조용한 퇴임’을 원한 문 총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란 게 대검 측 설명이다.

간부와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문 총장은 30분 뒤인 오전 11시 반쯤 부인의 손을 꼭 잡은 채 대검 청사 앞에 섰다.

문 총장은 “2년 동안 지켜봐 주시고 견뎌봐 주신 (검찰) 구성원들과 국민들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을 위해 조금이라도 나은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국민들 눈에 미치지 못했던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검찰 개혁의 일환으로 현 정부가 추진 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수사권 조정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내용을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어서 결이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

아울러 언론에 대해서도 “격려 어린 질책을 해주시고 올바른 조언으로 이끌어주신 여러분께 감사 말씀드린다”고 마무리했다.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차에 오른 문 총장은 다시 내려 출퇴근 의전을 담당한 방호원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하며 악수를 나눴다.

퇴임식을 마친 문무일 검찰총장이 24일 오전 대검 청사를 떠나기에 앞서 의전을 담당했던 직원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년 임기를 채운 8번째 총장으로 기록된 문 총장은 퇴임 후 미국 유학을 앞두고 있다. 검찰 수사권 발동 관련 연구를 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인 윤 차기 총장은 25일 0시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