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테크윈 분할 주총 승인…독립성 확보·고용안정 과제로

by남궁민관 기자
2017.06.15 12:09:36

서울 중구 장교동 소재 한화빌딩 전경.이데일리DB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한화테크윈 기업분할건이 주주총회에서 큰 무리없이 승인되며 향후 사업구조 개편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직원들의 고용 안정, 분할된 법인들의 독립성 확보 등에 의구심을 표해 향후 이에 대한 해결방안 마련이 과제로 남았다.

한화테크윈(012450)은 15일 경기도 성남상공회의소에서 주주총회를 갖고 방산사업본부, 에너지장비사업본부, 산업용장비부문 등에 독립법인의 지위를 가진 3개의 자회사로 분할한다는 안건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방산사업본부는 한화다이나믹스 △에너지장비사업본부는 한화파워시스템 △산업용장비부문은 한화정밀기계 등 비상장법인으로 3개의 분할신설회사가 설립된다. 한화테크윈은 항공기엔진 및 엔진부품 사업만을 담당하게 된다. 설립일은 다음달 1일로 예정됐다.

주총에 참석한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는 “이번 분할을 통해 앞으로 존속법인인 한화테크윈과 새로운 신설회사들은 고유의 사업영역에만 역량을 집중해 경영위험을 분산하고 전문성을 확보함으로써 각 사업의 고도화를 추구해 나갈 것”이라며 “각 회사별로 독자경영과 객관적 평가가 가능한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고 신속하고 전문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해 경영속도를 높임으로써 궁극적으로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이번 분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이날 주총에는 한화테크윈 양대 노조인 삼성테크윈지회와 한화테크윈노동조합도 함께 자리했으며, 삼성테크윈지회 소속 노조원 20여명은 주주 자격으로 주총장에 직접 들어가 신 대표에게 고용안정을 요구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이번 분할과 관련 직원들의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양대 노조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했으며, 신 대표에게 포괄적인 수준에서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이전 삼성에서 한화로 인수합병될 당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사측이 대화의 의지를 보이면서 대치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구체적인 확답이 없었다는 점에서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현장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따라 양대 노조는 현재 사측과 진행 중인 고용안정위원회와 별개로 연내 특별교섭을 요청할 계획이다.

분할법인들의 독립경영 및 시너지 창출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있었다. 지난해말 기준 현재 한화테크윈의 총 자산총계는 4조6448억원으로 이를 4개 회사로 분할할 경우 각 사의 규모가 독립경영을 통해 시너지를 내기에는 너무 작다는 우려다. 분할 후 각사별 자산총계는 한화테크윈 3조6606억원, 한화다이나믹스 1조2814억원 수준이지만 한화파워시스템과 한화정밀기계는 각각 1874억원, 1221억원에 불과하다.

다른 주총 참가자는 “이번에 분할 신설되는 법인들이 완전 핵심사업을 가져갔다고 볼 수 없는 데다 시너지를 낼 만큼 규모 있는 회사도 아닌 상황”이라며 “또 정관 변경 내용에도 존속회사가 신설법인들에 대해 판매 및 연구개발 등 용역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독립경영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사 선임의 경우 이미 한화 및 한화테크윈에 소속된 인물들이 겸직하고 있는 등 이번 분할 결정이 ㈜한화를 중간지주회사격으로 끌어올려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신설법인들의 이사로 한화테크윈 인사들이 대거 배치된 상황이다. 신현우 대표는 한화파워시스템 대표를 겸임하며, 이홍건 한화테크윈 경영지원실장은 한화다이나믹스, 한화파워시스템 기타비상무이사를 모두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