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3.02.05 22:59:03
대도시 주택매물 21% 급감..공급부족에 계약지연
주택 소유자들, 가격 상승에 주택처분 더 꺼려
"공급부족 1~2년 더 지속될 수도" 전망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 주택시장은 서서히 가장 거래가 활발한 시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구매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턱없이 부족해 향후 주택 판매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주택경기가 좋은 워싱턴D.C부터 덴버, 시애틀까지 전국적으로 공급물량 부족으로 거래가 지연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내 21개 대도시에서 매물로 나와있는 주택수는 전년동월대비 21%나 줄어든 상태다.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가스, 애틀란타 등에서는 무려 35% 이상 매물이 줄어들었다.
실제 지난해 12월말 워싱턴D.C의 한 주택의 경우 구매 희망자만 168명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당초 예상했던 호가보다 2배나 높은 가격에 계약이 체결됐다. 캘리포니아 샌레먼에서도 매물로 나온 집이 단 4채에 불과한 반면 구입 희망자는 70명이나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주 발표된 기존주택 공급물량은 최근 12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이같은 공급 부족으로 인해 집값은 올라가지만 거래는 크게 줄어들고 있다. 집을 팔려고 했던 쪽도 가격을 더 올리기를 원하면서 처분을 망설이고 있다.
신규주택 착공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건설업체들이 주택 공급을 빨리 늘리기에는 시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밥 킬크 리/맥스어코드사의 중개인은 “주택을 구입하려는 고객들을 위한 재고가 거의 없다”며 “현재 보유하고 있는 매각 예정 주택은 27채 수준으로, 과거 정상수준에 비해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많은 잠재 수요자들이 주택을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은 전년동월대비 5.5% 상승해 지난 2006년 8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기존주택 판매는 오히려 1% 감소한 연율 494만채에 불과했다. 이는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판매 감소가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였다.
월터 멀로니 전국중개인협회(NAR) 대변인은 “정상적인 공급 수준이었다면 주택 판매가 500만~550만채에 이를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와 관련, 마크 잔디 무디스어낼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집값이 상승할수록 더 많은 주택 소유자들이 집을 팔려고 하겠지만, 그들이 모기지 상환금과 거래비용 등을 커버하기 위해서는 집값이 5~10%는 더 상승하는 만큼 이같은 주택 재고 부족은 앞으로 1~2년간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주 주택 중개업체인 레드핀 서베이에 따르면 주택 소유자들의 3분의 1은 “앞으로 집값이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지금 집을 팔기가 망설여진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