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모니니' 양인모 "아르마니 옷에도, 힙합 비트에도 클래식은 존재해요"

by윤종성 기자
2021.03.09 14:18:49

"클래식,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
두 번째 앨범 '현의 유전학' 발매
13일엔 예술의전당서 '리사이틀'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클래식은 아르마니 옷의 맵시에서도 느껴지고, 힙합의 비트 속에도 있어요. 일반 청중에게 클래식 음악이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 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기자간담회에 앞서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다(사진=크레디아)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는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클래식 음악은 배워야 들을 수 있는 귀족의 음악이 아니라, 우리 주변이나 다른 음악 장르에 존재하는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양인모는 2015 파가니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 무대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기돈 크레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살바토레 아카르도 등 숱한 거장을 배출한 파가니니 콩쿠르가 2006년 이후 9년 만에 배출한 우승자였기에 전 세계가 그를 주목했다.

현란한 테크닉으로 파가니니 작품을 연주해 ‘인모니니’로 불리는 그는 2018년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 실황 음반에 이어 두 번째 앨범 ‘현의 유전학’도 ‘노란 딱지’ 도이치 그라모폰 레이블로 발매했다. 힐데가르트 폰 빙엔, 코렐리의 바로크 작품, 라벨 치간느, 피아졸라의 탱고의 역사 등 방대한 음악 스펙트럼을 담은 이번 앨범에는 소프라노 임선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등도 작업에 참여했다.



특히 힐데가르트 폰 빙엔의 음악에 바이올린 파트를 작곡해 새로 입히고, 즉흥성이 특징인 헝가리 집시 음악을 바이올린과 하프로 편성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다양한 접근을 통해 클래식 음악에 대중성을 불어넣으려는 고민의 산물이다. 그는 “어떻게 해야 대중이 클래식 음악에 더 귀를 열지 항상 고민한다”고 부연했다.

앨범 녹음 작업을 진행하며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독일 베를린과 서울을 오가며 간신히 녹음을 끝마쳤다. 양인모는 “베를린에서 녹음 장소와 연주자를 섭외하는데 애를 먹어 한국 입국 하루 전날 가까스로 녹음을 끝냈다”며 웃었다. 이어 “베를린의 역사와 정치에 흠뻑 취해 작업한 값진 시간이었다”고 되뇌었다.

양인모는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13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종호, 바이올리니스트 이자이, 피아니스트 홍사헌과 함께 무대에 서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파가니니의 바이올린과 기타를 위한 소나타 1번 △피아졸라의 탱고 음악 △라벨의 치간느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선보인다. 양인모는 “좋은 연주 그 이상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고심해서 프로그램을 선정했다”며 “더 깊고 단단해진 음악세계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가 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크레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