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기업 CEO '줄줄이' 공석..경영공백 어쩌나

by방성훈 기자
2015.08.06 16:03:17

광물자원公·중부발전 기관장 공석..석유公 이달 16일 만료
국회·감사원 일정 등으로 연말까지 지연 가능성
경영환경 악화·임금피크제 도입 '난항'.."신임 사장 빨리 와야"
동서발전·한전 사장도 11~12월 임기만료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중부발전 등 에너지공기업 신임 기관장에 대한 인선 작업이 늦어지고 있어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음 달 국회 국정감사까지 예정돼 있어 기관장 임명이 연말까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 중인 임금피크제 도입시 노동조합과의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뿐더러, 내년 업무계획 및 예산 관련 문제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는 데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 및 산하 공공기관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달 중 기관장 공모 방법 및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지난 달 28일 비상임이사 5명, 외부 위원 3명이 참여하는 임추위를 구성했다.

고정식 전 사장은 당초 임기가 이달 7일까지였으나, 지난 6월 말 자진 사퇴했다. 광물자원공사가 ‘2014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으면서 기관장에 대한 해임 건의가 있을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광물자원공사 임직원들은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새로운 사장이 빨리 취임해 조직을 추스려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다음 달 국회 국정감사가 예정돼 있는데다, 감사원이 아직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지 않아 신임 사장 인선 작업이 연말까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광물자원공사를 둘러싼 대내외 경영상황을 고려하면 선뜻 기관장으로 오려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및 멕시코 볼레오 사업이 상업생산을 앞두고 있는데, 단기적으로는 감가상각에 따라 회계장부상 손실이 불가피해서다. 기관장 임기 3년 동안 부채감축 압박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경영평가에서도 낮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도 신규사업에 손을 못대고 있다”면서 “당초 배정받았던 자본금마저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데, 새로운 기관장이 빨리 오셔서 대외적으론 인식개선을, 대내적으론 조직정비를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조합원 정년이 60세기 때문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 월급이 깎이게 되는 상황”이라면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두고 노사 간 갈등이 큰데, 사장이 안계셔서 협상이 예상보다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경영평가에서 같은 E등급을 받은 중부발전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평락 전 사장은 지난 달 15일까지였던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6월 말 사직서를 제출했다. 중부발전은 지난 달 기관장 공모를 통해 5명의 후보를 추렸지만, 적격자가 없어 이달 중 재공모를 실시하기로 했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최근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해 노사 간 이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어 신임 사장이 빨리 오셔서 의견조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도 이달 16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석유공사는 아직 임추위조차 꾸리지 못했다. 감사원이 해외자원개발 감사결과에 자산관리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결과가 발표된 뒤에야 적임자를 물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서다 .

일각에서는 서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때인만큼 새로운 기관장이 취임야 한다는 게 석유공사 안팍의 시각이다. 서 사장과 마찬가지로 내부 승진 가능성도 있지만, 장석효 전 가스공사 사장의 해임건으로 인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하지만 석유공사도 광물자원공사처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으로 신규사업은 물론, 기존 생산광구 근처의 광구 탐색 작업조차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기관장 인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원개발업계 관계자는 “기존 생산광구 근처에서 새로운 광구를 탐색작업을 하려면 돈이 많이 드는데,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면서 “오히려 부채감축을 위해 불필요한 자산 매각하고 있어 새 기관장 입장에선 부채 부담만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올 하반기에는 이들 세 기관 외에도 장주옥 한국동서발전 사장(11월 7일)과 조환익 한국전력(015760) 사장(12월 16일)의 임기가 만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