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피용익 기자
2013.05.09 21:05:07
[워싱턴=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미국 방문 기간 중 정상외교 외에도 ‘한국 경제 IR’ 차원의 경제외교에도 적극 나섰다.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인한 미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행보였다.
박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윌라드호텔에서 미 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한미 경제인 오찬에 잇따라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대니얼 애커슨 GM 회장, 데니스 뮬렌버그 보잉 부회장, 데이비드 코다니 시그나 회장,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 밴 엔델 암웨이 회장, 메릴린 휴슨 록히드마틴 회장, 모리스 그린버스 전 AIG 회장, 스탠 게일 게일그룹 회장 등 170여명이 자리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하면서 “양국 기업인 간의 상호 이해를 높임으로써 포괄적인 경제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등 새 정부 정책방향 소개 ▲경제민주화와 한반도 안보 우려 불식 ▲대외개방 의지 표명 ▲한미동맹 중요성 강조 등의 내용을 담은 특별연설을 8분 동안 영어로 낭독했다. 기업인들은 기립박수 1차례를 포함, 총 7차례의 박수를 보냈다.
GM의 애커슨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 2월 발표한 80억달러 한국 투자 계획을 이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엔저 현상과 통상임금 문제 등 한국 사업을 둘러싼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도 “이 문제만 해결되면 한국을 떠나지 않는다”고 말해 투자 방침을 재확인했다.
보잉은 대구 공군기지(K2)와 가까운 영천 지역에 항전장비 유지·보수·정비(MRO) 센터 건립 부지에 대한 평가와 실사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또 록히드마틴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하는 고등 훈련기 T-50기의 미국 판매에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박 대통령이 참석한 재계 회의는 굉장히 우호적인 분위기였고 고무적이었다”며 “특히 GM이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는다는 걸 확인했을 뿐 아니라 5년간 80억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앞서 보잉, 커티스 라이트, 올모스트 히어로스 등 미국 기업 7개사는 박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지난 6일 뉴욕에서 3억8000만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주도한 한국 경제 IR에는 국내 대기업, 중견기업, 중견기업을 대표하는 경제인들은 물론 노동계 대표까지 함께 나와 지원사격에 나섰다.
문진국 한국노총 위원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협력하는 것은 노동계의 본분”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우리나라 노사 문화에 대한 미국 기업인들의 불안감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다.
조 수석은 “문 위원장이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국 경제에 대한 확신을 갖게끔 만드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