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심사 재연장..8월 3일까지 결정
by박민 기자
2023.03.08 17:36:07
심사기한 7월 5일→ 8월 3일로 연장
“충분한 심사기간 확보위해 합의한 것”
파리 등 4개노선 시장 경쟁 제한 우려에
대한항공, 일부 노선·슬롯 반납할 듯
[이데일리 박민 기자]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 결합에 대한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심사 기한이 8월로 한달 더 연장됐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 경쟁당국은 오는 7월 5일까지 예정했던 기업결합 2단계 심사 기한을 20일(영업일 기준) 더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최종 결정일은 8월 3일로 연기됐다.
앞서 1단계(예비) 심사를 진행하던 EU는 지난달 17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시장 경쟁 제한 우려’와 관련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2단계 심사에 돌입한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단계 심사 과정에서 충분한 심사 기한을 확보하기 위해 유럽 경쟁당국과 심사 기한 연장을 합의했다”면서 “심사 기한 연장은 시정조치 등 요구 사안의 충분한 심사 기간을 확보하기 위한 일반적인 절차”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유럽 경쟁당국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경쟁성 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시정조치안을 제출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유럽 국적 항공사와 국내 항공사의 유럽 신규 취항과 증편 등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EU 경쟁당국은 2단계 심사에 착수하면서 인천~파리·프랑크푸르트·로마·바르셀로나 등 4개 노선의 시장 경쟁이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2019년 기준 4개 노선 점유율은 △인천~파리 60% △인천~프랑크푸르트 68% △인천~로마 75% △인천~바르셀로나 100%다.
대한항공은 이번에 시정 조치안을 마련하면서 해당 노선의 슬롯(이·착륙 횟수) 일부 반납과 프랑스·독일 등 유럽 국적 항공사나 국내 항공사의 신규 취항·증편을 제안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이 슬롯 일부를 외국항공사에 넘겨줄 경우 국내 국적 항공사 운항 축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대한항공은 영국 측 승인을 얻기 위해 영국 항공사인 버진애틀랜틱에 런던 히스로공항 슬롯을 최대 7개까지 넘겨주기로 한 바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14개 합병 신고국 가운데 현재 필수신고국인 미국과 EU, 일본 세 나라만 남겨두고 있다. 특히 이달 1일에는 임의신고국인 영국에서도 합병 승인을 받아 EU 심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심사 기한이 또 늘어나 합병에 변수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