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총력전…'맛집'에 진심보이는 롯데
by남궁민관 기자
2022.07.12 15:53:20
대중적 이미지 강했던 롯데百…"격 맞는 서비스 강화"
''차별화 경험'' 중시하는 MZ세대 겨냥 F&B에 주목해
쉴 틈 없이 팝업스토어…백화점·마트 ''맛집'' 유치 공들여
연말 롯데百 본점 식품관 리뉴얼 결과에도 이목 쏠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롯데쇼핑(023530)이 MZ세대를 잡기 위해 변신의 속도를 내고 있다.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해 경쟁사보다 차별화 한 고객경험 제공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각 점포에 MZ세대들 사이에서 소위 ‘핫’하다는 F&B(식음료) 유치에 나섰다. 롯데마트와 롯데아울렛까지 동참하면서 이른바 ‘인증’에 열광하는 MZ세대들을 사로잡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다.
| 롯데백화점 잠실 월드타워몰점 지하 1층에 오픈한 ‘텅 플래닛’.(사진=롯데백화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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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직후인 지난 5월부터 전 점포에 다양한 유명 맛집·카페 매장을 유치하거나 팝업스토어를 열며 MZ세대를 겨냥한 F&B 강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5~6월 선보인 유명 F&B 팝업스토어만 10여개에 이른다. 지난 5월 본점에서 도넛 브랜드 ‘캐치볼 클럽’, 잠실점에서는 한남동 ‘크로넛(크로와상+도넛)’ 맛집 ‘덕덕덕 베이커리’ 팝업스토어를 열었던 롯데백화점은 6월 본점에서 한남동 에그타르트 맛집 ‘도호프로젝트’와 생과일 과일케이크로 유명한 ‘피크닉베이크’, 또 마카롱 전문 브랜드 ‘온니당’과 큐브 파이로 유명한 ‘마가렛 연남’의 팝업스토어를 재차 선보였다. 잠실점 역시 6월 강남 도산공원 유명 컵케이크 디저트 브랜드인 ‘리암스 케이커리’, ‘핑커푸드’ 맛집으로 유명한 ‘이지바이트’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이달 들어서도 ‘줄리쿠키’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MZ세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줄리브’ 팝업스토어를 본점에서 지난 7일까지, 8일부터 17일까지 인천점에서 진행하고 있다.
특히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일 성수동과 신사동에서 MZ세대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카페 ‘텅 플래닛’을 잠실 롯데월드몰점에 유치하기도 했다. 앞서 본점은 지난 1년 간 럭셔리 워치 메이커 IWC와 협업한 ‘빅파일럿 바 BY IWC&센터커피’, 체험형 복합문화 공간인 ‘커넥티드 플래그십 스토어’ 등 4개의 이색 카페를 오픈, 올해 1~5월 롯데백화점 F&B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신장하는 성과를 냈다. 이들 카페를 찾은 고객들의 60% 이상이 MZ세대였으며, 이번 텅 플래닛 유치 역시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추진된 셈이다.
백화점 업계가 F&B 강화에 나선 것은 비단 최근만의 일은 아니다.하지만 롯데백화점의 최근 행보는 위기감이 내포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경쟁 백화점들 대비 그간 대중적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의 등장으로 고급화·차별화 전략으로 이미지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실제로 롯데쇼핑이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본원적 경쟁력인 백화점의 격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언급했다.
리뉴얼을 마치고 연말 다시 선보일 예정인 본점 식품관의 면면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5월 미식 브랜드 컨설턴트로 이름을 알린 노희영 식음연구소 대표를 섭외해 본점 식품관 리뉴얼을 위한 태스크포스(TF)까지 꾸렸다. 해당 TF 구성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외에도 롯데쇼핑 내 롯데마트와 롯데아울렛도 F&B 강화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롯데마트는 앞서 롯데백화점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었던 덕덕덕 베이커리를 롯데몰 수지점 2층에 아예 입점시켰다.
최정은 롯데마트 식품테넌트 MD는 “앞으로도 전국 롯데마트 매장에 새롭고 다양한 맛집 브랜드들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롯데아울렛은 핫플래이스 메이커로 유명한 외식업체 ‘CICFNB’와 손잡고 지난 4월 30일 파주점에 외식타운 ‘피기스타운’을 오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