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공모주 광풍‥5월 은행권 가계대출 줄었다
by장순원 기자
2021.06.01 16:31:05
신용대출 3.7조 급감‥SKIET 청약열풍 후폭풍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했다. 반짝했던 공모주 청약 광풍이 사라지면서 신용대출이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을 포함한 주요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7조807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690조8623억원)과 비교해 0.44%, 금액으로는 3조547억원이 줄었다.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전체 가계대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나는데, 월별 기준으로 전체 가계대출 잔액이 준 것은 이례적이다.
신용대출이 확 줄어든 게 결정적 영향을 줬다. 신용대출 잔액은 138조4911억원으로 4월과 비교해 3조7367억원 급감했다. 지난 4월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광풍이 불며 신용대출이 7조원 가까이 증가했다가 5월 초 증거금이 환불되자 신용대출을 갚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당시 SKIET 일반인 공모주 청약에 80조9017억원의 증거금이 몰리는 청약 광풍이 불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규제와 금리 부담이 커진 것도 한몫했다. 4월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2.91%로 3월(2.88%)보다 0.03%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1월(2.95%)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신용대출 금리(3.65%)도 지난해 8월(2.86%)과 비교하면 약 1%포인트(0.99%p) 높아진 상태다. 또 주식이나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이 주춤하며 신용대출 수요가 주춤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택담보대출은 485조1082억원으로 나타났다. 한달 전과 비교해 1조2344억원 증가했다.
은행 정기예금은 624조3555억원으로, 약 9조5564억원이 늘었다. 불과 한달 전 13조원 가까운 정기예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가 대부분 다시 은행으로 유입된 셈이다.
대기업 대출은 약 78조원으로 한달전과 비교해 약 1.3% 줄어들었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은 약 4조3000억원 증가한 521조1892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4월말 SKIET 공모주 청약이 진행되면서 일시적으로 신용대출이 급증했던 영향”이라며 “전체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