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17.07.03 14:11:38
7개월만에 최대폭 증가…투기수요 등에 기인
대책발표한 19일 이후 대출이 60%
"쏠림 있었다 보기는 어려워"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지난달 19일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 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조6000억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달간 증가폭 2조8000억원 중 60% 정도가 대책 이후에 이뤄진 것으로, 생각보다는 선수요가 심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 등 6대 은행의 지난달 30일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83조2203억원으로 전월 말에 비해 2조7881억원 늘었다. 월간 증가폭으로는 작년 11월 3조1633억원 늘어난 이후 가장 컸다. 이 중 1조6576억원이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19일 이후 늘어난 금액이다.
월간 증가폭은 컸지만 여름 비수기로 접어들기 전 6월이 봄 성수기 막바지인데다 새 정부 들어선 이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전세 끼고 집 사는 소위 갭투자와 같은 투기수요가 늘어난 이유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대책으로 이달 3일부터 청약조정지역 40곳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60%, 50%로 기존 대비 10%포인트씩 낮아져 미리 대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높았지만, 실제 쏠림 현상은 심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기간 IBK기업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오히려 1002억원 가량 줄었고 우리은행의 경우 65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부동산 대책 발표와 함께 당시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선(先)대출 수요로 시장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회사에 대한 지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하는 등 당국이 예의주시한 것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상 지역이 40곳에 한정돼 있어서 선대출 수요가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은 가계부채 대책이 8월에 나올 예정인 만큼 다소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6월에 대출 승인을 받고 실제 7월에 대출을 받는 금액은 6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7월 중순까지는 선대출 수요가 순차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7월까지 주택담보대출 잔액을 체크해 봐야 선대출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LTV와 DTI 한도를 채워서 대출받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7월에도 선대출 수요가 크게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