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으로 훈훈한 대한항공, 경영정상화로 군살빼는 아시아나
by신정은 기자
2016.04.05 16:59:27
대한항공, 5년만에 전직원에 100% 성과급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으로 희망 퇴직·보직 전환
| 대한항공 여객기(왼쪽)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오른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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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정은 기자]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성과급과 구조조정이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임직원들에게 5년 만의 성과급을 지급하며 따뜻한 봄을 맞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계속되는 구조조정에 여전히 찬바람 부는 겨울이다.
5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종사, 객실승무원, 정비사, 일반직 등 1만8000여명 전 임직원은 지난달 31일 월지급액의 100%를 성과급으로 받았다. 성과급은 사업본부별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됐다.
대한항공이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2011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당시 1조1096억원라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기본급의 228%를 전 임직원들에게 지급한 바 있다.
이번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 영업이익 목표달성 장려금으로 당기순손실 규모 등을 고려해 결정됐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8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5% 늘었다. 당기손익은 5630억원 손실로 3년 연속 적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어려운 환경 속에 순손실이 발생했지만 안전운항과 영업이익 기준치를 달성해 성과급이 지급됐다”며 “올해도 임직원들은 영업이익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지난해 말 발표한 경영정상화 방안에 따라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연초에 희망퇴직을 받고 국내외 지점을 대거 통폐합한데 이어 객실승무원을 채용하지 않는 대신 일반직 여직원을 재배치하기로 했다. 이달 25일까지 2010년 이후 입사한 사무직, 영업직, 공항직 등 여직원을 대상으로 객실 승무원 보직 전환 희망자를 받는다. 그동안 일부 항공사가 유사한 시도를 해왔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사무직을 승무원으로 전환 배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상반기 객실승무원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이 매년 100~200명 가량 퇴사하는 만큼 줄어드는 인력을 충당하기 위해서 내부 재배치를 추진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막고 고용안정을 유지하겠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승무원 사이에서는 최근 여객기 한 대당 탑승하는 승무원 수를 줄여 업무 부담이 가중된데다 일반직이 보직 전환되면 조직 문화가 달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중단거리 노선 A321 일부 노선에 탑승하는 승무원을 7명에서 5~6명으로 감축한 데 이어 3월 1일부터 전노선 승무원을 1∼2명씩 줄인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하반기에 신입 승무원을 뽑을지도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