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불안" 상의 회장에 김종인 "기업 옥죄려는 것 아냐"

by김영환 기자
2016.06.28 15:56:39

김종인, 대한상의 조찬간담회에서 강연 약속
상법 개정 의지는 재확인한 셈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오전 국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재벌 개혁을 설파하고 있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경제계를 대표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8일 만났다. 박 회장은 “경제가 매우 어려운데 기업들이 (김 대표의 방침에) 불안해 하는 것 같다”고 도움을 부탁했고 김 대표는 박 회장의 요청으로 대한상의의 조찬간담회에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서겠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와 박 회장의 회동은 만남 만으로 세간의 시선을 모았다. 김 대표는 지난 교섭단체대표연설에서 ‘재벌 개혁’ 의지를 공공연하게 피력했고, 5대 경제 단체 중 하나인 대한상의는 지난 19대 국회에서 야당에서 결사 반대했던 ‘경제활성화법’ 통과 촉구를 위한 서명운동에 나선 바 있어서다. 20대 국회에서 상법 개정을 1호 법안으로 준비 중인 김 대표와 경제활성화법 통과를 바라온 박 회장은 정책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회동 뒤 “개원을 해서 인사를 드리고 기업 좀 도와주십사 부탁드린 자리”라며 이날 만남의 의미를 축소했다. 김 대표의 재벌 개혁 의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인사를 드리는 자리였기 때문에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송옥주 더민주 대변인에 따르면 “기업을 옥죄지 말아달라”는 박 회장에 당부에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가 기업을 옥죄는 것이 아니다. 기업을 풀어주고 공정한 경쟁을 하는지를 감시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변인은 “김 대표가 ‘공정위가 지금까지 제 기능을 못했는데 앞으로는 제 기능을 하게끔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며 “기업의 윤리,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대한상의에서 개최하는 조찬간담회에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강연에 나서기로도 했다. 송 대변인은 “김 대표가 직접 경제민주화에 대해 설명을 하고 경제민주화 방안이 기업 옥죄기보다는 기업을 잘살게 하고 사회를 좋게 하는, 사후 감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걸 직접 설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예방에도 김 대표는 상법 개정의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읽힌다.

한편 박 회장은 김 대표와의 회동은 비공개로 진행한 반면,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은 2분여 환담을 공개 석상에서 진행해 미묘한 온도차를 자아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