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국민·신한銀 커버드본드 발행 예고…주담대 체질개선 이뤄질까

by박미경 기자
2024.06.18 18:52:31

커버드본드, 자체 신용도에 추가 담보 제공
국민·신한은행, 주금공 지급보증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비중 늘려야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확대하기 위해 자금 조달 수단으로 커버드본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내달 중 커버드본드 발행을 예고한 상태로, 주택담보대출 체질 개선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커버드본드는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회사가 보유한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채권을 뜻한다. 투자자가 커버드본드 발행사에 대한 소구권을 가지며, 만일 발행사가 파산할 경우 담보자산에 대한 우선 변제권을 갖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올해 하반기 주택금융공사의 지급보증으로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예정이다. 두 곳 모두 각각 4000억원, 50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이번에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이 이뤄질 경우 이는 지난 2021년 SC제일은행의 2500억원 규모 발행 이후 국내에서는 3년 만의 등장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발행으로 인해 다른 은행들도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을 찾을지 주목된다. 실제로 당장 올해 만기 도래를 앞둔 시중은행의 원화 커버드본드 규모는 약 3조52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주택금융공사의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서비스 △원화예수금 기존 1% 인정 한도에 10년 이상 커버드본드 발행 시 잔액에 대한 1%를 추가로 인정 △10년 만기 커버드본드 재유동화 프로그램 △한국은행의 커버드본드 적격담보증권 편입 등을 제시했다.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차주의 상환 부담이 가중됨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민간 금융회사가 공급하는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논의에서다.

시장금리는 지난 2021년부터 급상승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변동형 대출금리를 산정하는 지표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 2021년 6월 0.82%에서 2024년 5월 3.56%로 3%포인트(p) 가까이 상승한 상태다.

금융당국의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인해 동일 만기 은행채보다 5~21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가량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원화 커버드본드는 국내 은행채와 비교했을 때 금리 매력이 낮아 오히려 외화 커버드본드보다 발행 규모가 적은 편이다. 국내 은행채 신용등급의 경우 국고채 다음 수준으로 높아 담보를 추가할 이유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간 차원의 장기·고정금리 확대를 위해 10년물 이상의 장기물이 발행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발행사 입장에서는 하반기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는 만큼 장기물 발행에 대한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발행사 입장과 일정 수준의 유동성 프리미엄을 제공받아야 하는 투자자 입장이 상충한다”며 “향후 주택시장이 회복되고 장기·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할 경우에는 은행 측면에서의 적절한 발행 유인과 투자자 측면에서의 유동성 프리미엄의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