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소년에서 외신이 주목한 백만장자로…홍석원은 누구?

by김무연 기자
2021.09.08 16:20:39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며 인생 터닝 포인트 찾아
캐주얼 브랜드 ‘올라가’ 창업…연간 120만달러 매출
패러독스 컴퓨터스 창업…값싼 점자 스마트 워치 개발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연간 100만달러(약 12억원)의 매출을 올린 ‘어린’ 한국인 사업가가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17살의 고등학생 신분으로 의류 사업을 성공 궤도에 올린 것은 물론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스마트 워치를 개발한 홍석원 씨다.

홍석원 올라가 스튜디오 및 패러독스 컴퓨터스 최고경영자(CEO)(사진=CNBC)
7일(현지시간) CNBC 방송은 홍석원 씨를 소개하면서 두 가지 사업 영역을 개척해 사업가에 반열에 올랐다고 전했다. 홍 씨는 현재 패션 브랜드 ‘올라가 스튜디오’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이후 시각 장애인용 점자 스마트 워치를 출시, 수천 개의 선주문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라가 스튜디오 상품(사진=올라가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갈무리)
홍 씨는 CNBC와의 인터뷰에 의류 브랜드 사업을 시작한 이유로 학교에서 행해지던 급우들의 괴롭힘을 꼽았다. 그는 “왕따를 당해 학교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라면서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 했다”라고 술회했다.

홍 씨는 지금으로부터 4년 전 중학생 때 포털 사이트 네이버(035420)에서 브랜드 옷을 재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다만, 사업에 무지했던 홍 씨는 자본금 약 20만원을 순식간에 잃었다. 그때서야 홍 씨는 특별한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고 깨달았다고 했다.

홍 씨는 조부모로부터 약 500만원을 지원받고 인쇄업체의 도움을 받아 단순하고 장난기 가득한 디자인의 남녀공용 캐주얼 웨어를 판매하는 자신만의 의류 사이트를 만들었다. ‘올라가 스튜디오’의 시작이다. 처음엔 별다른 반응이 없었지만 점차 입소문을 타고 주문이 늘었다. 첫 일주일 간은 별다른 판매고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그 다음주가 되자 셔츠 300개가 팔렸다.

현재 올라가 스튜디오는 6개 아시아 시장에서 연간 120만달러(약 14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현재 올라가 스튜디오 제품은 의류 전문 전자상거래 업체 ‘스타일쉐어’의 티셔츠 카테고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벌어들인 돈으로 사업을 돕는 12명의 팀을 고용했다. 또 부모님이 지원해 준 서울 소재 미국 국제학교의 학비를 갚았다.



홍 씨는 “예전에는 사업이 돈을 많이 버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국제학교로 옮기고 나서 좋은 교육을 받았다”라면서 “선생님은 내 경험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 사업을 일으키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가르쳐줬다”라고 말했다.

패러독스 컴퓨터스의 점자 스마트 워치(사진=CNBC)
홍 씨는 사업으로 타인을 돕겠다는 자신의 신념을 이어가기 위해 두 번째 사업 아이템의 점자 스마트워치를 선택했다. 이미 점자 스마트워치가 시장에 출시된 지는 수 년이 지났지만 개당 300달러(약 35만원)에 달하는 고가라 시각 장애인들이 쉽게 사기 어려웠다.

홍 씨는 그들을 위해 더욱 저렴한 점자 스마트 워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값싼 점자 스마트 워치는 시각 장애인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시각 장애인들과 대화하며 그들의 요구 사항을 파악하고 엔지니어에게 솔루션을 제시했다.

그는 사업을 눈여겨본 투자자로부터 30만달러(약 3억5000만원)의 투자를 받아 ‘패러독스 컴퓨터스’를 설립하고 80달러(약 9만3000원) 짜리 점자 스마트 워치를 선보였다. 6개월 후 패러독스 컴퓨터스의 점자 스마트워치는 수백 대가 팔렸고, 현재 중국으로부터 3000대 사전 주문을 받았다.

홍 씨는 커지는 사업에도 학업을 꾸준히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사업이 급성장하자 자퇴를 생각했다”라면서도 “사업 도중 많은 CEO들을 만났고 모두 대학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학업 병행을 고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