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추진 컨테이너선, 수주는 中 먼저였지만 인도는 현대重 빨랐다(종합)

by경계영 기자
2020.08.24 15:54:35

수주서 '세계 최초' 놓쳤지만 인도 더 빨라
中, 조선사 변경 등 인도 1년여 늦어져
현대重 LNG 추진선 44척으로 수주실적 '최다'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세계 최초로 액화천연가스(LNG)로 운항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건조를 마치고 다음달 인도한다. 중국 조선사보다 1년 가까이 늦게 수주하고도 먼저 시운전에 성공하며 LNG 선박 분야에서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싱가포르 EPS가 발주한 1만4800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시운전을 최근 마치고 다음달 15일 EPS에 인도한다고 24일 밝혔다. 시운전은 선주와 선급 관계자 130여명이 승선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선박은 길이 366m·폭 51m·깊이 29.9m 크기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시운전하고 있다.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선박은 1만2000㎥급 대형 LNG 연료탱크를 탑재해 1번 충전만으로 아시아~유럽 항로를 왕복 운항할 수 있다. LNG 연료탱크엔 -163도라는 극저온에서도 우수한 강도와 충격 인성을 유지할 수 있는 9% 니켈강을 적용했다.

LNG 추진선에 필요한 LNG 연료탱크와 연료공급시스템(FGSS), 이중연료엔진 등 배치와 설계를 최적화해 안전성과 컨테이너 적재 효율성도 높였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018년 4월 EPS사로부터 이같은 선박 6척을 수주했으며 이번 선박을 포함해 2022년 3분기까지 모두 인도할 예정이다.



이번 인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 조선사가 현대중공업보다 7개월 더 빠른 2017년 9월 프랑스 CMA CGM으로부터 2만3000TEU급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세계 최초로 수주했지만 아직 인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부터 선박을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기술력 부족을 이유로 조선사가 후동중화와 상하이와이가오조선에서 중국선박공업(CSSC)로 바뀌고 인도 시기도 미뤄지는 등 당시 발주된 9척 모두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

앞서 2018년에도 중국 후동중화가 건조한 19개월 된 LNG 운반선 CESI 글래드스톤호가 호주 인근 해역에서 고장으로 멈추는 사고가 발생해 폐선 조치되기도 했다.

정기대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LNG 추진선의 핵심경쟁력인 기본설계능력·건조능력·연비뿐 아니라 연료탱크·엔진·연료공급시스템 등으로 대표되는 요소기술경쟁력에서도 한국이 한·중·일 가운데 한 걸음 앞서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자동차업종에서 전기차가 각광받듯, 조선업 역시 LNG추진선을 비롯한 친환경 선박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며 “축적된 기술과 품질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 LNG연료선박 분야를 지속적으로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금까지 벌크선, 탱커,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LNG 추진선 44척을 수주하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쌓았다. 이 가운데 이번 인도한 컨테이너선까지 총 9척을 인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