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오프닝에 치솟던 원자잿값…'5% 안팎' 성장 목표에 '휘청'

by박종화 기자
2023.03.07 16:56:27

中 올해 성장률 목표 제시후 철광석·석탄 가격 하락
재정지출도 ''부양''보다 ''현상 유지'' 초점…실망감↑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춰잡으면서 원자재 가격이 휘청거리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 종료 후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꺾였기 때문이다.

중국 롄윈강항에 석탄 운반선이 정박돼 있다.(사진=AFP)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중국 다롄상품거래소에서 5월물 철광석 가격은 톤당 897위안(약 17만 7811원)에 마감됐다. 전 거래일(3일 919위안·약 17만 1871원)보다 2.4% 떨어진 가격이다. 제철 원료로 쓰이는 점결탄(코크스 제조용 석탄) 가격도 5월물 기준 톤당 2004위안(약 37만 4848원)에서 1980위안(약 37만 359원)으로 1.2%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중국 거래소에서만 일어난 현상이 아니다. 영국 런던거래소에서도 5월물 구리 선물 가격이 지난 3일 파운드(454g)당 4.0670달러에서 5일 4.0350달러까지 내려갔다다가 이날 4.0468달러로 소폭 회복해 마감했다.

철광석과 점결탄, 구리 등은 산업 활동에 필수적인 대표 원자재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종료한 이후 경기회복 기대감에 국제 원자재 가격도 상승했다. 철광석의 경우 12월 초까지만 해도 톤당 760위안(약 14만 2135원)이었으나 이달 들어 900위안(약 16만 8354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지난 5일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199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인 ‘5% 안팎’으로 제시,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해 성장률 목표(5.5% 내외)보다 0.5%포인트 낮아 경기회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의미로 시장은 해석했고, 결국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다.

상품 중개업체 마렉스의 알 먼로 전략가는 “모두가 중국이 제시한 숫자(성장률)에 실망했다”며 “(시장이) 매우 변동성이 심하고 불확실한 환경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중국 상품 정보업체 시노티아컨설팅의 다린 프리디리히 애널리스트도 “새로 나온 성장률 목표는 기대했던 것처럼 호황이 오지 않을 것이란 걸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인프라 투자 둔화 우려도 원자재 가격을 짓누르고 있다. 중국은 올해 재정지출을 전년 대비 5.5% 늘릴 예정이지만,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보다 낮은 증가율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지출 비율도 201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전문 컨설팅업체 가베칼드래고노믹스의 웨이허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 제시된) 예산은 막대한 신규 부양책보다는 현상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이 같은 재정 억제는 인프라 투자 확대를 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