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작년 석유제품 수출량 최대 경신 “63빌딩 206번 채웠다”

by김미경 기자
2019.01.23 14:09:44

수출물량 4억9399만배럴·5년 연속 증가
400억달러 수출 육박…''사상 최고 기록''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국내 정유업계가 수출한 석유제품 물량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2013년 이후 5년 연속 기록이자, 63빌딩을 206번, 상암월드컵 구장을 33번 채울 수 있는 양이다.

대한석유협회는 23일 SK에너지외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가 2018년에 수출한 석유제품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4억9399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4분기 국제유가 급락, 마진 악화 등 악조건에도 수출제품 확대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국제유가 및 제품 수출단가 상승에 힘입어 2017년보다 33% 증가한 399억6000만 달러를 기록해 400억 달러에 육박했다.

이같은 실적에 힘입어 석유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8년 국가 주요 13대 수출품목 순위에서도 반도체와 일반기계, 석유화학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이는 지난해 6위보다 2계단 상승한 순위다.



국가별로 보면 우리나라 최대 석유제품 수출국은 중국이다. 중국 수출은 전체 수출량의 22%인 1억790만배럴에 달했다. 그 뒤로 대만(12%)과 일본(11%), 호주(9%), 싱가폴(9%) 순이었다. 대만은 2017년 5위에서 지난해 2위로 껑충 뛰었다. 이는 대만지향 경유수출이 55%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2월 대만 국영 정유사 CPC의 디젤 생산시설에 불이 나 경유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석유제품별로는 경유 수출물량이 1억8505만배럴로 전체 석유제품 중 38%의 비중을 차지해 가장 높았다. 이어 항공유(19%), 휘발유(17%), 나프타(9%), 벙커C유(5%) 순으로 고부가가치 경질제품 위주로 수출했다. 선박연료유인 벙커C유는 전년 대비 60%나 증가한 2531만배럴을 수출해 아스팔트를 제치고 다섯 번째로 많이 수출하는 석유제품이 됐다. 대부분 중국으로 팔렸다. 중국 정부는 국제해사기구(IMO)규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오염물질 배출통제해역을 올해부터 전체 연안으로 확장하기로 결정해 선박연료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말 국제유가와 휘발유 마진이 급락해 수출여건이 악화됐지만 글로벌 경유, 벙커C유 수요확대로 수출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수출환경이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내년에 시행할 선박연료용 황함량 규제를 활용해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확대로 체질을 개선해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자료=대한석유협회
자료=대한석유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