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성공한 삼성도..주가는 잡지 못했다

by이유미 기자
2015.07.17 17:06:15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승인 후 주가 급락
"기업규모 확대·지주사 역할..향후 전망은 긍정적"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주가가 급락했다. 두 회사의 합병을 두고 약 한달반 동안 이어진 삼성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의 싸움에서 삼성이 승리했지만 이날 주가는 잡지 못했다.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오전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가 오후들어 하락했다. 삼성물산(000830)은 전날대비 10.39% 빠진 6만2100원에, 제일모직(028260)은 7.73% 내린 17만9000원에 마감했다.

전날 6만9300원이었던 삼성물산은 7만800원으로 장을 시작하며 합병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예정됐던 9시에 주총이 시작하지 못하자 합병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으로 9시25분경 6만87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9시35분에 주총이 시작되면서 주가는 다시 7만800원으로 회복했다.

하지만 주총이 시작된지 두시간이 넘도록 결과가 나오지 않자 투자자들의 불안한 심리가 다시 커지면서 12시를 넘기고 급락, 6만3800원까지 내려갔다. 곧 6만원 후반대를 되찾았지만 합병안 승인 발표 이후부터 주가의 하락폭은 더욱 커졌다. 이날 외국인이 삼성물산 주식을 148만9000주, 기관이 83만주를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제일모직도 삼성물산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전날 19만4000원으로 마감한 제일모직은 19만8500원으로 시작하며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곧 하락했다가 제일모직의 주총에서 합병이 승인되고 삼성물산 주총도 개회했다는 소식에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제일모직은 12시를 지나 삼성물산과 함께 17만9000원으로 급락했다. 이후 금세 19만4000원선을 회복해 등락을 거듭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 제일모직도 외국인이 17만9000주, 기관이 28만9000주를 순매도했다.



삼성물산(위)과 제일모직(아래) 17일 주가흐름. (자료=네이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뿐 아니라 삼성그룹주(株)도 대부분 하락했다. 삼성중공업은 해외 프로젝트에서의 손실로 1조원대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소식도 겹쳐 12.39% 급락했다. 삼성전기(009150)(4.51%), 삼성엔지니어링(028050)(4.23%) 하락했으며 삼성생명(032830), 삼성SDI(006400), 크레듀(067280)도 2% 대 하락했다. 삼성전자(005930)(1.79%), 제일기획(030000)(1.08%), 삼성증권(016360)(0.71%)만 상승했다.

이들 삼성그룹주는 전날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물산은 3.43%, 제일모직은 5.72% 뛰었으며 삼성전자(3.81%)와 삼성SDS(9.35%), 삼성전자우(2.48%)도 일제히 상승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합병 성사로 인해 향후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합병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기업 규모 확대는 물론 지주회사로서의 역할에도 중점을 뒀다. 삼성물산이 보유중인 삼성전자 지분은 4.06%며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배력은 삼성전자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바이오 헬스케어 열풍을 보듯 제일모직이 대규모 지분(46.3%)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래의 삼성을 먹여 살릴 가장 중요한 기대주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오진원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합병에 성공할 경우 합병 법인은 시가총액 50조원까지 중장기적으로 커질 가능성이 있으며 중장기 사업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