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수익 기자
2013.04.24 23:42:52
안철수 60%대 득표율.. 與 지지층까지 일부 흡수
여당 '거물' 김무성·이완구 압승.. 민주당 '참패'
[이데일리 박수익 김정남 이도형 정다슬 기자] 이변은 없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4·24 재보궐선거 서울 노원병에서 60%를 웃도는 득표율로 당선에 성공했다.
돌아온 친박(親朴·친박근혜)의 좌장 김무성 새누리당 후보가 부산 영도로 지역구를 옮겨 5선으로 원내에 재입성했고, 충남도지사를 지낸 이완구 새누리당 후보도 충남 부여·청양에서 압승했다.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서울 노원병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60.46%의 득표율로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32.78%)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했다. 해당 지역구 노회찬 전 의원의 부인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는 5.73%를 얻는데 그쳤다.
특히 안 후보의 득표율이 60%를 넘은 것은 지난해 총선 당시 야권단일후보로 나와 당선됐던 노회찬 전 의원(57.2%)보다 높은 것으로 여권 지지층까지 흡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후보는 10시 40분께 당선이 확실해지자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 나와 “반드시 좋은 정치로 보답해드리겠다”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부산 영도에서는 김무성 후보가 65.72%로 김비오 민주통합당(22.31%), 민병렬 통합진보당(11.95%)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에 성공했다.
충남 부여·청양에서는 개표가 89.66% 진행된 가운데 이완구 후보가 77.32%로 황인석 민주통합당(16.93%), 천성인 통합진보당(5.74%) 후보를 큰 표 차이로 앞서며 당선을 확정했다.
이제 정치권의 시선은 ‘포스트 재보선’에 쏠리고 있다. 특히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은 대선 패배 이후 잠재된 계파갈등이 터져나온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도 후보를 낸 2곳의 국회의원 선거구에서 참배하면서 향후 재보선 후폭풍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개표결과가 확정된 직후 논평을 통해 “이번 선거 결과는 당에 대한 차갑고 무거운 민심의 밑바닥을 보여준 것”이라며 “국민들의 비판과 질책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5·4 전당대회를 통해 혁신과 쇄신의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의 차기 지도부가 진행할 쇄신작업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경우 야권발 정계개편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재보선 이후 야권 질서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며 “전당대회 결과 지켜봐야지만, 야권의 신당(新黨)에 대한 최근 여론 추이를 감안하면 민주당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현재 152석에서 154석으로 늘어나면서 정국 주도권을 여전히 쥐게 되지만, 당내 역학구도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된다.
5선 의원으로 돌아온 김무성 후보는 차기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고, 세종시 수정계획때 충남지사직을 던졌던 이완구 후보 역시 3선의 중진으로 충청권 맹주로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김무성 후보는 그동안 큰 선거를 이끌어온 경험있어서 당대표가 되면 2016년 총선 등에서 역할을 잘 해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재보선에서는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 덕분에 지난 2000년 이후 재보선 투표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국회의원 선거구 3곳의 잠정 최종투표율은 41.3%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13번(4·24 재보선 포함)의 국회의원 재보선 가운데 3번째로 높은 수치다. 최대 관심지역인 서울 노원병의 최종투표율은 43.5%로 평균을 웃돌았다. 사전투표율만 8.38%를 기록했던 영향이 크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은 박빙인 선거구가 많지 않았던데다 대선 같은 큰 선거를 치른 직후여서 상대적으로 관심이 그리 높지 않았지만, 사전투표로 인해 예상보다 훨씬 높은 투표율이 나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