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 응급의 사직…'빅5'는 경증환자 응급실 제한
by이지현 기자
2024.08.27 16:48:38
'구급차 뺑뺑이' 전국 확산..의료대란 불안감 가중
정부, 28일 중대본 소집..추석 등 응급실 대책 발표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이젠 아플까 봐 걱정이다.”
27일 서울에서 만난 김정윤(42)씨는 ‘구급차 뺑뺑이’ 상황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며 병원에 가도 치료를 받지 못할 거 같다는 불안감을 토로했다.
실제로 ‘빅5’ 병원 응급실도 100%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인력부족을 이유로 정형외과 응급수술 및 입원 불가를 써 붙였다. 연세대세브란스병원은 성형외과 단순 봉합 진료 불가, 응급투석의 경우 인력부족으로 평일 정규 근무시간에만 위장관 응급내시경(영유아)도 인력부족으로 정규시간에만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정규시간 외 안과와 이비인후과 진료가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삼성서울병원도 정규 시간 외 안과 진료가 어렵다고 안내했다. 서울성모병원 응급실은 혈액내과 신규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지 반년이 지난 가운데 27일 인천 계양구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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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에 대해 빅5 병원 관계자는 “대부분 경증환자를 보지 못한다고 공지하고 있다”며 “단순 골절도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된다. 중증 응급 환자를 보려는 조치다. 단순 봉합 등과 같은 처지를 하지 않겠다고 한 건 최근 상황으로 공지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주대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던 응급의학과 전문의 14명 중 3명이 의정 갈등 속에서 사직서를 냈고 최근에 4명이 더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 7명 전원이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을 3명이 지키다가 1명이 나가면 2명이 번갈아가면서 당직을 서는데 이젠 이마저도 번아웃돼 나가는 것 같다”며 인력 유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는 매주 목요일 진행해온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회의를 하루 앞당겨 28일에 개최하며 응급실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우선 응급실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기준에 따른 비응급환자 및 경증 응급환자가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전문응급의료센터 등을 내원한 경우 응급실 진료비의 본인부담률을 현재 50~60%에서 90%로 늘리기로 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현재 10만원대 초반에서 20만원대 초반으로 확 늘어나는 것이다.
또 이송 단계의 중증도 분류기준(Pre-KTAS)을 9월부터 전면 시행한다. 환자를 가장 처음 만나는 구급대원이 KTAS를 최소화한 프리케이타스(Pre-KTAS)를 활용해 환자를 5단계로 구분하고 중증응급의료센터-응급의료센터-지역응급실로 이송하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추석 연휴 응급실 대란에 대비해 평년보다 더 많은 당직 병·의원을 운영한다. 연휴 기간 중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응급진찰료 수가 가산을 기존 응급의료기관 408개에서 응급의료시설로 확대 적용해 경증환자를 최대한 분산한다는 방침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런 것들을 통해서 현장의 진료체계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한정된 지금 의료 역량을 생명이 직결되는 중증환자 진료에 차질이 없는데 거기에 제1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을 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