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공결 '소변검사' 요구한 대학, 논란 일자 '철회'

by김혜선 기자
2024.08.21 18:50:41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서울예술대학교가 여학생의 생리공결 증빙 서류에 ‘소변검사’를 추가했다가 논란이 일자 철회했다.

서울예대가 최근 공지한 생리공결 증빙서류 강화 안내문 일부. (사진=서울예대 홈페이지 캡처)
21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서울예대 관계자는 “생리 공결 시 소변 검사 의무화 정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앞서 대학 측에서는 여학생들이 생리공결 제도를 악용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생리공결 인정 기준을 강화했는데, 월경통과 의학적 관련이 없는 ‘소변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대학 측이 규정을 강화한 이유는 생리공결을 사용하는 여학생 수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대학 측은 “2022-1학기 총학생회 요청으로 생리공결의 증빙서류를 진단서뿐 아니라 진료확인서도 허용했으나 이후 생리공결 사용이 급격히 증가해 2024-1학기 전체 출석인정의 53.5%가 생리공결 출석인정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학생의 경우 생리통과 무관하게 결석을 인정받는 수단으로 활용함에 따라 부정 사유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내용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되며 논란이 일었다. 생리공결에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굳이 컨디션 나쁜 생리 기간에 진료확인서를 떼주는 병원을 물어 물어 찾아가서 증빙해와야 하는 이유가 뭐냐”, “아니 애초에 생리공결 쓸 수 있는 기간이랑 횟수 정해져있고 그 안에서 쓰면 문제 없는건데 그 사람이 진짜 생리중인가 아닌가가 중요한가”, “있는 제도 이용하는 게 왜 악용이냐”는 등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들은 해당 대학에 교육부 민원을 접수하자는 움직임도 보였다.

반면 다른 누리꾼들은 “생리공결 쓰고 개인적인 일로 결석하는 사람 많이 봤다”, “악용하는 사람 많다. 한 달에 한 번 결석할 수 있는 찬스 정도로 다들 생각한다”, “학교에 못 올 정도로 아프면 병원에 가니까 그냥 받아오면 되는 것 아니냐”는 등 반박했다.

이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대학측에서는 기존 ‘소변검사’ 항목을 철회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서울예대 측은 조선일보에 “소변 검사와 생리가 의학적으로 상관 관계가 없다는 판단 하에 이를 철회하는 것”이라며 “학생들과 총학생회도 생리 공결 제도 변화 필요성은 다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보완점을 찾아 제도 개선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