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산통 끝 '주대환 혁신위' 출범했지만 '동상이몽'
by박경훈 기자
2019.06.28 16:19:38
손학규, 28일 최고위 후 '혁신위' 구성 발표
청년으로 구성, 親孫 인사 찾기 어려워
"계파논쟁 벗어난 논의" vs "孫 청년 인재풀 한계"
당권파 '새로운 좌표' vs 퇴진파 '손학규 퇴진'
| 지난달 29일 오후 충북 청주시 청원구 승현빌딩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충북도당 당사 이전 개소식에서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가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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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바른미래당 ‘주대환 혁신위원회’가 손학규 대표의 언급처럼 산통 끝에 출범했다. 애초 예상과 다르게 혁신위원 구성에서 친(親)손학규 인사는 자취를 감췄다. 우여곡절 끝에 혁신위는 출범했지만 당권파(손학규 대표 측)와 퇴진파(안철수·유승민계)의 수 싸움은 이제부터라는 관측이다.
손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가 끝난 후 혁신위 구성을 공식발표했다. 그는 “당 발전 방향과 혁신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최고위 의결로 혁신위를 설치했다”며 “주 위원장이 당의 혁신을 위해 혁신위를 ‘젊은 사람’, ‘40대 이하’로 구성하자는 제의를 했다. 최고위가 이를 받아들여 만 40세 이하에 위원 7명을 임명했다”고 말했다. 혁신위 활동기한은 8월 15일까지로 정했다.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는 혁신위원장 1명, 혁신위원 8명 등 총 9명이다. 이날은 혁신위원장과 함께 혁신위원 7명만 임명했다. 그 이유로 손 대표는 “조용술 혁신위원 내정자가 현재 당무감사위원, 조직강화특위원 등 여러개 당직을 맡고 있다”며 “정리 후에 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혁신위원의 특징으로는 친손학규 인사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퇴진파인 유승민계 2인(△권성주 부산수영구 당협위원장 △이기인 성남시의회 의원)·안철수계 2인(△구혁모 화성시의원 △장지훈 전 부대변인)에 더해 주대환 위원장(당권파) 추천 3인(△김한솔 바른정책연구소 자문위원 △김지나 경기도의회 의원 △김소연 대전시의원)은 모두 손 대표와 특별한 연이 없는 인사들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같은 혁신위원 구성을 두고 상반된 해석을 해놓고 있다. 먼저 손 대표의 위임을 받은 주 위원장 마저 옛 바른정당 출신 내지, 계파색이 없는 혁신위원을 추천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한 당 관계자는 “김한솔·김지나 위원은 바른정당 출신이고, 김소연 위원은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적을 옮긴 인사”라며 “계파논쟁에서 한발 물러난 채 당 혁신을 위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또다른 당 관계자는 “이번 결과는 손 대표가 가진 ‘청년 인재풀(Pool)’의 협소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창당, 지방선거를 치른 뒤 당권을 잡은 손 대표의 한계다. 당권파 추천위원들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혁신위를 두고 당권파와 퇴진파의 근본적인 생각 역시 여전히 다르다. 손 대표는 꾸준히 혁신위를 통해 새로운 방향, 좌표 설정을 주장 중이다. 반면 퇴진파는 드러내놓지는 않지만, 혁신위를 통한 손 대표의 퇴진을 바라고 있다. 한 퇴진파 고위관계자는 “혁신위를 두고서 손 대표 측과 치열한 수 싸움이 계속될 것”이라며 “의제 설정부터 최고위 의결까지 손 대표와의 갈등이 다시 폭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