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5.04.08 16:21:55
단체생활로 아이들 많이 아프지만 감기와 싸워 이기는 법을 배워 ''면역력'' 향상에 도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부모는 아이가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하면 기대 반 설렘 반이다. 하지만 지켜보던 것도 잠시, 한번 시작되더니 그칠 줄을 모르는 아이 콧물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많다. 여태까지는 약을 먹고 나면 3일에 끝나던 감기 여정이 올해부터는 왜 끝나지 않는 전쟁으로 변한 걸까 하면서 궁금해하는 부모들이 많다. “단체생활 처음에는 다들 아프다더라”는 일명 ‘카더라통신’은 접해봤지만 막상 내 아이의 일이 되면 당황하게 마련이다.
최연정 부평 함소아한의원 원장은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감기에 안 걸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잘’ 앓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아이들의 면역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단체생활증후군이란?
처음으로 ‘단체’ 속에서 생활을 시작하면 감기바이러스 등의 감염원에 노출되는 횟수가 잦아진다. 체력적으로도 힘이 들며 선생님과 친구들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 또한 요인으로 작용해 아이들의 면역력이 약해진다.
한 고비 넘겼다 싶었는데 바로 다른 감기로 옮겨가거나 나을 만하면 수족구가 돌고 그것이 끝나면 식욕부진이 찾아오는 식으로 고생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렇게 단체생활을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일련의 부정적인 증상을 단체생활증후군이라 일컫는다.
◇단체생활의 이점도 있나?
단체생활을 하는 동안 아이들은 많이 아프지만 그럼으로써 감기와 싸워 이기는 법을 배우게 되어 면역력을 획득한다. 따라서 단체생활증후군 극복의 목표를 ‘안’ 아픈 것이 아니라 ‘잘’ 아프고 지나가는 것으로 삼아야 한다. 면역력을 획득하는 것 외에도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얻는 이점이 또 있다. 가만히 있어도 부모의 사랑을 받던 아이가 이제는 사랑을 구걸해야 하고 경쟁을 해야 한다. 보이지 않는 경쟁사회를 경험하면서 심적 스트레스가 생겨나고, 점차 이를 해소하는 법을 터득하면서 정서적으로 성숙하게 되는 것이다.
◇잘 아프고 잘 극복하는 방법은?
세상에 감기에 안 걸리게 하는 약은 없다. 문제는 엄마가 감기를 너무 빨리 낫게 하려는 데에서 시작한다. 약한 감기 증상이 있을 때부터 항생제를 먹이고 열이 약한데도 해열제를 쓰면 아이는 감기와 싸워볼 기회를 빼앗긴다. 평소 호흡기 상태를 점검할 필요는 있지만 아이가 3~4일이면 털어낼 수 있는 증상조차 약부터 써서 해결하려고 하면 면역력은 저 멀리 도망가 있을 것이다. 집에서는 다음과 같이 해주면 도움이 된다.
△ 평소 미지근한 물을 수시로 마시게 하고 실내 습도는 50~60%로 유지한다. 목 점막과 피부 표면이 건조해지면 열이 오르기 쉽다. 특히 아이가 잠든 밤중에 가습이 더욱 중요하다. 피부 보습제는 수시로 덧발라준다.
△ 열이 나면 자연스러운 발열은 보장해준다. 아이가 감기를 앓으면서 생기는 발열은 면역세포를 증가시키기 위한 신호이다. 뇌 손상을 걱정하지 말고 해열제는 39도 이하에서 쓰지 않도록 한다. 발열이 컨디션으로 크게 떨어뜨리거나 열 경기의 경력이 있는 경우는 예외이다.
△ 아이에게 10시 취침은 ‘활기찬 내일’의 필수요소이다. 10시가 되면 거실 TV를 끄고 조용한 환경을 유지해준다. 본인의 체력 이상으로 오래 놀면 감기에 걸렸을 때 길게 이어질 수 있으므로 늘 적당한 수면 시간을 지켜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