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신혜리 기자
2010.11.01 18:53:55
블리자드 "방송사와 KeSPA, 저작권 침해"
MBC게임 "게임은 공공재..소송 당황스럽다"
[이데일리 신혜리 기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스타크래프트 저작권 침해와 무단 사용을 두고 MBC게임 측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곰TV를 운영하는 그래텍은 MBC플러스미디어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무단사용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고 1일 밝혔다.
블리자드는 MBC게임이 블리자드의 합법적인 라이선스를 획득하지 않고 빅파일 MSL(개인리그)와 같은 e스포츠 토너먼트 경기를 방송하고, 스타크래프트를 다루는 e스포츠 행사와 여러 프로그램들 역시 무단으로 방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이에 대한 경고를 담은 공문을 MBC게임에 전달했지만, MBC게임이 지속적으로 스타크래프트 관련 콘텐츠를 방송하자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블리자드 게임에 대한 독점 중계권은 지난 5월 방송 파트너십을 맺은 곰TV가 갖고 있다.
배인식 곰TV 대표는 "MBC 게임은 그간 우리와의 협상없이 스타크래프트 중계를 진행했다"며 "이 행동은 의도적이고 고의적으로 블리자드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C게임측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음에도 법적 대응을 한다는 것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정현 MBC게임 센터장은 "게임 방송사가 지적재산권에 대한 절대적인 침해자라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며 "게임은 공공재의 성격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속적으로 블리자드측과 협의를 하면서 1억원 정도의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는 방안까지 고려해왔다"며 "개인 리그의 경우 상금만 약 2억원 넘게 소요돼 사실상 우리는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리자드와 MBC게임 측이 이같은 갈등을 겪고 있는 것은 블리자드 저작권을 둔 업체와 협회, 방송사간 이견 때문이다.
MBC 게임은 지난 2005년까지 블리자드와 법적 계약을 맺은 한빛소프트를 통해 협의를 진행했으나, 한빛소프트와 블리자드의 계약이 종료된 2007년 이후부터는 한국e스포츠협회(KeSPA)에만 중계료를 지급하며 게임대회를 방송했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KeSPA와 방송사 등이 원 저작권자인 블리자드를 무시하고 게임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했으며 마이클 모하임 블리자드 사장이 직접 방한까지 했다. 당시 모하임 사장은 끝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돌아갔다.
최근에는 국내 중계권을 가진 곰TV도 나서 MBC게임과 온게임넷 등과 `서브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블리자드의 소송으로 스타크래프트와 관련된 방송이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곰TV는 침해금지 가처분 소송은 제기하지 않아 갑작스러운 방송 중단은 없을 전망이다.
곰TV측은 "가처분 신청은 하지 않았고 따라서 당장 방송 중단은 없을 것"이라며 "MBC게임측과 관련된 협의 사항들은 블리자드측과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MBC 게임측은 "곰TV가 제시한 시즌당 1억원 플러스 알파라는 높은 금액은 맞추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송은 시청자 중심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방송 중단은 없도록 계속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폴 샘즈 블리자드 최고운영책임자는 "MBC 게임이 스타크래프트 토너먼트와 행사를 지속적으로 방송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우리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한 합법적인 라이선스 합의가 먼저 필요하다"며 "소송 절차 중에도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