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저 씨티 CEO "스테이블코인 이자 허용땐 은행 대출능력 저하"
by이정훈 기자
2026.08.14 08:10:08
"클래리티법 통과 희망, 일부 조항 개선하면 금융시스템에도 긍정적"
"스테이블코인 이자제공 절충안도 문제, 예금 줄어 대출능력도 줄 것"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을 대표하는 은행인 씨티그룹(Citigroup)을 이끌고 있는 제인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디지털자산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의 의회 통과를 희망한다면서도, 스테이블코인 보상(이자) 규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를 표시했다.
다음 달 예정된 법안의 절차적 표결을 앞두고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프레이저 CEO는 13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법안 전반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일부 조항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법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좋은 법안이 통과되기를 바라며 이는 금융 시스템 전체에 매우 긍정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 보상은 이용자가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면 일정 수준의 이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1년간 법안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 가운데 하나였던 이 문제를 놓고 은행권과 암호화폐 업계는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은행들은 스테이블코인 이자가 예금을 기존 은행권에서 빼앗아 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암호화폐 업계는 이를 제한하면 혁신을 저해하게 된다고 맞서고 있다.
양측의 대립 끝에 민주당의 안젤라 올소브룩스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플랫폼은 단순히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보상을 지급할 수 없다. 대신 결제나 거래 활동과 연계된 보상은 허용된다“는 절충안을 마련한 바 있다.
그러나 프레이저 CEO는 이 같은 절충안에도 여전히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예금에 대해 보상 시스템이 제공된다면 은행 예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은행들의 대출 공급 능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가상자산 서비스가 아직 도달하지 못하는 지역이나 솔직히 대형 은행조차 충분히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신용공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블록체인협회(Blockchain Association)의 서머 머싱어 CEO는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경우 하원 심의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이자 문제가 다시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하원에서 논의된 클래리티 법안에는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과 관련한 내용이 없었다“고 설명하면서도 ”상원에서 진전이 이뤄질 경우 법안 전체의 통과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은행권을 지지해온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은행과 가상자산 산업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유타주의 존 커티스 상원의원은 ”가상자산도 좋아하지만 지역 은행들도 중요하다“고 밝혔으며, 사우스다코타주의 마이크 라운즈 상원의원 역시 은행업계와의 오랜 관계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예정된 절차적 표결을 앞두고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규정이 클래리티 법안의 최대 쟁점으로 다시 부상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